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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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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받아들이는 것이 정답일 때 0. 이 순간의 어려움을 그저 받아들이는 것만이 정답일 때가 있다. 원망이나 슬픔에 매몰되지 않고, 잠잠하고 차분하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내 안에 카오스가 가라앉게 해야할 때. 도망치지 않고 직면하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그릇을 넓힐 수 있는 것 같다.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나라는 사람의 그릇을넓히는 순간이다. 1. 여유가 없는 시기다. 조언을 구하는 동생들에게 답을 하지 못하고, 최근 어떻게 되어가냐는 질문에 답이 많이 늦어지고 있다. 나 자신에게 부어줄 에너지가 부족한 탓에 해야 되는 건 어찌어찌 하긴 하는데 평상시처럼 힘이 넘치게 업무도 하지 못하고 있다. 신경쓸게 많아 아이폰 energy saving mode로 살고 있는 느낌인데 벅차게 버티는 느낌은 아니라서 또 괜찮다. 1-1. 주위에서 많이 걱정..
한계 상황 마음이 많이 아픈 날들이 이어졌다. 가족도, 친구도, 직장도, 전셋집도, 은행 대출도 뭐 하나 쉬운 게 없었고 늘 그렇듯 어렵고 힘든 일은 한꺼번에 왔다. 이와중에 Andy의 한마디-"마음을 편하게 먹으면 세상에 힘든일은 없다"-라는 말은 내 안에 남아 나를 지켰다. 할 일이 많아 흔들림에 매몰될 수는 없었다. 원래 이런 위험 상황 안에 더 많은 기회가 숨어 있는 법이고 감정에 매몰되면 그 많은 기회가 오는 줄도 모르고 놓쳐버린다는 걸, 비교적 어린 나이에 겪었기 때문이다. 한계 상황의 선택은 항상 사람을 만든다. 어떤 사람을 결정적으로 형성하는 경험은 좋을 때가 아니라 나쁠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다. 글을 쓰고, 운동을 했고, 술을 잠시 끊었다. 예전에는 충분했는데 이것만으로는 최근 마주한 새로운 규모의..
불안과 손을 잡는 법 0. 내 안의 불안에 침잠되지 않기 시작한 건 모든걸 다 잃고 엉망이 된 다음이었다. 그 전까지의 나를 구성해왔던, 불안을 조장했던 요소들을 모두 배격하고 밝은 사람, 밝은 물건들로만 철저하게 채웠다. 나를 조금이라도 불안하게 하는 것들은 미워하고 병적으로 싫어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삶의 어쩔수 없는 혼란들을 삐딱하게나마 지켜는 볼수 있게 됬고, 어느 순간부터는 불안이 포용하고 소중하게 안아가야 하는 생의 일부일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됬다. 1. 그렇다고해서 불안에 대처해왔던 예전의 자세들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시기에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의 선택들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나는 불완전해서 완전한 과정에 서 있다. 너무 몰아치지 않기로 했다. 늘 빨리 행동하는 것 같아..
40대 이상 시니어 종족 특성 파헤치기 요새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이 없으면서도 할게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원래 이럴때 쓸데없는 글을 쓰고 싶어지더라고요. 신년이라 그런지 업계지도와 올해 트렌드 관련 자료와 서적이 많이 보이고, 그 모든 것들에 한번씩은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MZ세대 또는 GenZ입니다. 저는 GenZ이지만 솔직히 그 서적들이 분석하는 대상인 사람들이 그것들을 봤을때 그 분석에 내가 해당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흡사 장님이 코끼리 코를 만지고 다리를 만지며 자기들이 발견한 것을 전체 코끼리인 것처럼 적는 느낌이 듭니다. 정답은 그 모든 자료 역시 일부임을 인정하고 현장에 직접 부딪히며 자신만의 생각을 정립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수능 만점을 받으려면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하라는 말인것 같긴한데 사실입니다...
2020년 회고
2020년 회고, 그리고 새해 인사 안녕하세요, 에디터 랴망입니다. 여기 "직장생활기" 코너에서는 한 번도 인사를 나눈 적이 없는 것 같네요. 제일 먼저 묻고 싶습니다. "안녕하신가요?" 슬프지만 올 한 해는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분이 많이 없을 것 같습니다. 자영업 하시는 분 들, 회사 다니시는 분들, 예술계 종사하시는 분들, 학생들까지.. 어느 한 분도 코로나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을 겁니다. 저 역시도 올 한 해는 업무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정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회사에서도 2년 차 사원으로서 보다 실무적인 일들을 맡게 되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동시에 업무적으로도 많이 성장했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재택근무를 처음 시작하며 한없이 나태해지기 딱 좋은 환경 속에서도, 올 한 해 목표했던 것들을 어떻게든 이뤄보려고 ..
"그냥 일단 하자"의 장점과 단점 0. 세일즈조직에 있다보니까 점점 더 나라는 사람이 action-oriented 되는거같다. 사실 원래가 일단 부딪히는 스타일이긴 했다.(물론 이것때문에 발등도 많이 찍었다) 몇달 전부터 프로젝트하게 되면서 컨설턴트 공채 선배인 N하고 일하게 됬다. 나와는 다른 선 계획 후 행동 하는 사람과 같이 일하면서 재밌기도 하고 배우는 것도 많다 ㅎ! 오히려 나랑 스킬셋&포지션이 같은 사람이랑 일하면 겹쳐서 별로 시너지가 안난다. 한사람이 해야될 일을 갈라서 하는느낌? 한 축구팀에 스트라이커가 2명일 필요가 없듯이 한 회사에서도 같은 스타일의 사람이 같은 포지션에서 2명일 필요는 없다. 1. 컨설턴트분들하고 일하면서 느낀건데 난 컨설팅은 못할것같다. 우선 문제 해결의 방식이나 접근 방식이 너무다름. 프로젝트를 하..
신뢰자본 신뢰는 항상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득을 낳는다. 직접 커뮤니케이션이 안되서 오해가 생기기 쉬운 비대면 근무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사실 얼굴보고 관계형성하기 어려운 비대면 업무환경이 얼굴보고 관계형성한 신뢰가 필요하다는게 약간은 아이러니) 개인적인 조직에서 일하다보니 이 팀은 왜 일만하느냐는 말도 듣는다. 근데 솔직히 신뢰 없이 복닥복닥한 조직생활은 지옥이다. 회사가 애초에 왜 가족같아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가족같이 지낸다고 해서 신뢰가 쌓이는 것도 아니다. 신뢰는 애초에 선 잘 지켜서 자신의 업무를 해내고 누가 힘들때 내가 일을 잘해서 만들어 놓은 여유로 타인을 받쳐줄때 온다. 난 신뢰를 바탕으로 일하는 지금 상황이 맘에 든다. 서로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처음 해보는 업무를 하다보면 당연히 시행착오도..
어차피 앓을 감기 *원문보기 >> brunch.co.kr/@jessiejisulee/390 울었다. 요새 개인적으로도 공적으로도 나만 바라보는 기대가 너무 높았다. 압박을 견디기가 힘들어서 금요일엔 앤디와 차까지 마셨고 오늘은 엄마와 통화까지 했는데도- 내 삶을 지탱해주는 극약들을 다 썼는데도-결국 눈물이 났다. 어른의 삶은 내 맘이 부서져도 일상을 지탱하는 거다. 그리고 다행히도 일상은 땅굴파고 들어가지 않게끔 나를 지탱한다. 웃으면서 괜찮다고 삶을 지탱하다가 1분정도 울어도 되는 시간이 났다.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고 나서 느꼈던 건 나를 불리한 상황에 내몰지 말라는 거였는데, 그리고 설령 risk-taking을 하더라도 다시 턴어라운드해서 올라올 의지처들을 만들라는 거였는데 내 인생을 지지하던 기둥이 하나 무너지자 아..
모르는 것이 힘이다 0. 내가 어렸을 때가족갈등이 있을 때면 긴장을 느낀 내가 무슨일이 있냐고 엄마에게 물어보곤 했다. 엄마는 너는 아직 아이라서 너한테 그런걸 다 이야기하고싶진 않고, 딸은 지금 상황이 이러이러한 것만 알고 넘어가고 신경쓰지 않아도 된단다 라고 했다. 입사 초기 시절 내 hiring manager 였던 A도신입의 패기에 넘치던 나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문제 해결을 꼼수로 하려 할때면 그런 어둠의 경로는 나중에 알아도 된다고 했다. 그럴때마다 난 좀 억울했던 기억이 난다. 동등한 문제 해결자가 아니라 어리다고 날 무시하는 것처럼 생각이들어서였다. 요새는 좀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1. 예전에 서원언니랑 오히려 산업의 규제나 에로사항을 모르는 대학원생이 더 흥미로운 연구를 더 잘할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
3년차의 변화 0. “지수씨는 살이 더 빠졌네.” 살이 빠졌다. 정확하게 말하면 핼쓱해졌다. 요새 하고싶은 프로젝트도 하고있고, 회사의 모든 일을 다한다는 3년차가 되어가서 그런지 바빠 졌다.밥먹을 시간이 부족하고 집중할때마다 끼니를 적게 먹는 습관 때문에 바쁘면 입맛이 떨어진다. 오늘만 해도 타임라인을 맞추겠다는 압박감에 점심을 못먹겠어서 커피가 점심이 됬다. 1. 일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해야 잘할까가 문제지 아무도 내 말을 안들어줘서 힘들지는 않음. 그러고 보면 다시 오만을 버리고 바닥부터 시작하길 잘했다. 체질을 바꾸느라 눈물 콧물 싹 뺐지만 그만큼 나라는 사람의 영역이 넓어진 것 같다. 2. 점점 포용을 하게 됬다. 전에는 포용이란 없고 무조건 효율이 먼저였는데 새로운 걸 계속해야 하니까 나도 못하는 걸 할 ..
환상을 품을 수 있는 능력은 중요하다 - 넷플릭스 Anne with E 0. 멘토링을 했다. 작년에도 하고 1년 만이다. 사실 멘토링 질문은 전년대비 비슷했지만 내 답변이나 관점은 엄청 바뀐것 같다. 우선 1년차가 했던 그 많은 고민들에 대해 나름의 답을 찾기도 했고 나름의 고민이 다시 생겼다. 힘든 순간 힘들어만 할 필요는 없더라. 회사 일에서 거리두는 연습도 훨씬 많이 됬고 절박했던 과거의 나 자신에게 미안하지 않으려고 오늘도 열심히 살려고 한다. 젊은 날 하루의 값은 생각보다 싸지 않으니까. 작년에도 멘토링을 같이 했던 ㅈㅇ오빠하고 회사생활에서 제일 많이 좋아하는 호롤리, 그리고 ㅈㅎ오빠랑 같이했다. 사람가리는 제시가 원래도 좋아하는 사람들이지만 뭔가 내 동료들을 다시보게 된거 같다. 멋지고 마음이 단단한, 나름의 서사를 써서 여기까지 온건 알고 있었는데 다들 각자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