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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기

잃었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

0. 요새 마음이 심란해서인지 정보성 글이나 공부했을 때 쓰는 글들보다는 감성적인 글들이 주로 나온다. 걸어가다가 자빠진 순간도 인생에서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순간 중에 하나고 그래서 이 또한 소중히 글로 담아내고 있다.

 

1. 실패도 해봐야 한다고들 한다. 그게 정작 내 일이 되었을 때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맞는 말이다. 내 곁에 있었던 것을 잃었을 때, 그때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가족이든, 회사든, 친구들, 일이든, 내 삶 안에 있던 것과 분리되었을 때 그것의 가치가 허무감과 함께 비로소 투명하게 보일 때가 있다. 어떤 이를 잃어버렸는데 미움이 없어졌다면 그 사람은 미움이었던 거고, 스트레스가 없어졌다면 그 사람은 사실 스트레스였던 거고,  어떤 것을 잃었는데 내 삶의 의미를 잃었다면 그 것은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해 줘 왔던 중요한 인생의 구성요소 였던 거다. 비로소 잃고 나서야 그것이 사랑이었는지, 미움이었는지, 그냥 그런 것들을 알게 된다.

 

2. 요새 많이 돌아보고 있다. 돌아보고 있자니 그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선배들은 내가 겪어봐서 안타까운 마음에 후배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 그런 이야기들은 모두 튕겨내지고 있다라는 것을 알까. 본인이 직접 겪기 전에는 절대 모르는 법 이니까. 그래서 선배들이 하는 이야기는 사실 후배들에게 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과거의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그래서 모든 조언과 충고는 자전적이다. 그러니까 작작하자

 

3. 선배는 나에게 갑자기 차분해졌다 했고 그제서야 내가 잃은 것이 활기였고, 인생의 즐거움이었음을 깨닫는다. 최근 이리 저리 치이느라 차분해졌다. 버티긴 버텨야되는데 활기차게 살기에는 에너지가 부족한 탓이다. 그래도 뭐, 잃은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다시 나 자신을 새로운 것으로 채우면 되니까. 훌훌 털고, 내가 되고 싶은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시간을 조금씩 받아들이는 중이다.

 

4. 여의도의 빌딩 숲은 메말랐다. 메마르고 그저 콘크리트 덩어리인 빌딩 숲에서 하루에 딱 한번, 숨이 깊어지는 때가 있는데 바로 노을이 질 때다. 만약 내가 훗날 여의도를 떠난다면, 내가 잃게 되는 것은 사원증도 직장도 아닌 이 노을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원문보기>>brunch.co.kr/@jessiejisulee/412

 

잃었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

0. 요새 마음이 심란해서인지 정보성 글이나 공부했을 때 쓰는 글들보다는 감성적인 글들이 주로 나온다. 걸어가다가 자빠진 순간도 인생에서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순간 중에 하나고 그래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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