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는 항상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득을 낳는다. 직접 커뮤니케이션이 안되서 오해가 생기기 쉬운 비대면 근무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사실 얼굴보고 관계형성하기 어려운 비대면 업무환경이 얼굴보고 관계형성한 신뢰가 필요하다는게 약간은 아이러니)
개인적인 조직에서 일하다보니 이 팀은 왜 일만하느냐는 말도 듣는다. 근데 솔직히 신뢰 없이 복닥복닥한 조직생활은 지옥이다. 회사가 애초에 왜 가족같아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가족같이 지낸다고 해서 신뢰가 쌓이는 것도 아니다. 신뢰는 애초에 선 잘 지켜서 자신의 업무를 해내고 누가 힘들때 내가 일을 잘해서 만들어 놓은 여유로 타인을 받쳐줄때 온다. 난 신뢰를 바탕으로 일하는 지금 상황이 맘에 든다.
서로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처음 해보는 업무를 하다보면 당연히 시행착오도 있을수 있고 오해도 있을수 있다. negative peace는 진짜 지양해야 될 조직문화라고 생각하는데 솔직히 조직이 발전하려면 사람도 흘러야되고 새로운 아이디어들도 충돌해야 된다. 내가 이말 하면 저사람이 뒷담하거나 인사고과를 낮게 주지 않을까라는 저신뢰를 혐오한다. 우린 다 프로고, 그래서 감정 빼고 다 잘하려고 의견을 내는 거고 그 과정에서 당연히 충돌은 있을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린 다 사람이고, 그래서 잘하려다 보면 작은 실수를 할수도 있고 그걸 서로서로 품어주면서 나아가야한다. 서로에게 지옥을 창조해서는 안되는 법이니까.
난 이제까지 주로 업에서 감명받았던 순간은 정말 일을 잘하는 사람들의 정확한 처신이나 상황을 꿰뚫는 한마디였다. 최근에 다른 결의 감명을 받는 순간이 있었다. 메일 커뮤니케이션만 하다보니까 커뮤니케이션이 꼬여서 오해를 사게 된 상황이 있었는데 화가 나거나 왜 이걸 이해를 못하지 저팀은 뭘하는거야 하면서 받아치기보다는 그에 앞서서 아 이분이 이렇게 말할 분이 아닌데, 어디서 오해가 생겼을까 라고 생각하게 되더라. 전화해서 저도 OO님이 그럴 분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요~ 라고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지난 2년간의 경험이 드디어 팀워크를 형성해줬다고 느낌! 어떤 문제를 맞닥뜨릴때 내 동료가 그럴리가 없는데? 경솔한 실수를 할 사람이 아닌데? 같이 해결해야지 뭐 라는 반응과 아 거긴 또 왜그래? 그래 결국 내가 해야지 라는 반응은 질적으로도 다르고 결과도 양적으로 다른 숫자를 찍을 수밖에 없음.
신뢰는 보채거나 나를 믿어야한다고 말한다고 해서 생기는게 아니다. 개인적으로 커뮤니티 빌딩이나 리더십은 참 명문화하거나 교육화하기 힘들지만 엄청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참 키우기 어려운 능력? 인거같기도 하고. 상황마다 적용되는 리더십도 다르고 그건 내가 작정하고 늘겠어! 라고 해서 는다기보단 사람에서 우러나오는 자질같다.
쉽게 돈으로 사거나 방향없는 노력으로 얻을 수 없는 신뢰자본은 사회운용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조직에서도 효과를 낸다. 그게 조직의 정이고, 팀워크고, 리더십이다.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때 같은 조처를 취한다 해도 같은 액션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느냐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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