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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기

40대 이상 시니어 종족 특성 파헤치기

요새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이 없으면서도 할게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원래 이럴때 쓸데없는 글을 쓰고 싶어지더라고요. 신년이라 그런지 업계지도와 올해 트렌드 관련 자료와 서적이 많이 보이고, 그 모든 것들에 한번씩은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MZ세대 또는 GenZ입니다. 저는 GenZ이지만 솔직히 그 서적들이 분석하는 대상인 사람들이 그것들을 봤을때 그 분석에 내가 해당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흡사 장님이 코끼리 코를 만지고 다리를 만지며 자기들이 발견한 것을 전체 코끼리인 것처럼 적는 느낌이 듭니다. 정답은 그 모든 자료 역시 일부임을 인정하고 현장에 직접 부딪히며 자신만의 생각을 정립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수능 만점을 받으려면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하라는 말인것 같긴한데 사실입니다.

 

사람은 자기랑 다른 게 보인다고 그 서적들과 자료를 주로 쓰는 30-50대 애널리스트가 MZ세대의 특성이 보이듯이 저는 시니어 층 특유의 종족 특성이 보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자기들이 스탠다드인데 마치 MZ와 GenZ가 이상한사람들인것처럼 하는 것 도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다똑같은 사람이고 그걸 쓰는 본인들도 결국 한 종족이자 수많은 지구촌의 한 Tribe라는 생각을 가지면 본인과 다른 세대가 조금은 덜 이질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요? 오늘 이시간에는 제시가 만난 40대 이상 시니어 40S세대들의 특징을 소개합니다!!

 

1. 사자성어 및 중국 고사를 좋아한다

-> 나름 시니어들이 어려운 개념 풀어준다고 은유법을 사용해 사자성어랑 고사성어로 말하는데 이러면 젊은 애들은 더 이해 못합니다. 혹시 이 글을 시니어 분이 읽고 있다면 우리팀 젊은 분들은 내 은유를 잘 이해하는데? 이러면 이건 이해하는 척 하고 있는 겁니다. 걔네들 다 핸드폰 켜서 뒤에서 검색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요새 젊은 세대들이 사용하는 언어 풀에 한자말은 거의 없습니다.

저도 영어를 많이 쓰는 환경에서 일해서 그런지 분명히 언어영역 잘봤었는데 사자성어가 기억이 잘 안 납니다. 한국에서 사는 저도 이런데 유학파가 넘치는 시대 유학다녀 온 사람들은 얼마나 혼란스럽겠습니까. 이런 혼란과 대비되게 40S세대들은 굉장히 사자성어와 중국고사 언어의 마법사처럼 유려하게 사용하는데 이럴 때마다 저도 잊고있던 사자성어를 네이버 사전에 검색해보곤 합니다.

 

2. 자꾸 출력을 해오라고 한다

-> 사내 전자문서 시스템을 도입해도 잘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보통 출력을 해오라고 하면 저는 그분들 것만 인쇄하고 저는 아이패드로 보는데 그럼 그들은 저를 물끄러미 보면서 하나같이 "그걸로 이해가 되?"라고 물어보곤 합니다.

 

3. 카스보다 하이트를 좋아한다

-> 왜그런지 모르겠는데 40S 들은 카스보다 하이트를 좋아합니다. 이건 과학입니다. 심지어 원래 카스 좋아하던 사람들도 특정 나이대를 넘으면 귀신같이 하이트를 더 좋아하게 됩니다.

 

카스가 나이트 파티 열고 그래서 브랜드 이미지가 젊은것과 별개로 맛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저는 잘 모름)

엄마한테 물어보니까 하이트 맥주가 막걸리랑 맛이 비슷하다고(이것도 잘 못느끼겠음) 하는데 원래 못느끼던 사람들도 느끼게 되는 티핑포인트가 있는 것 같습니다.

 

4. 내가 뭔 말만 하면 "역시 젊어서 달라"라고 한다(근데 나는 뭐가 그렇게 다른건지 모르겠음)

-> 예전에 사내에서 90년대생이 온다 세션을 한번 다같이 듣더니 제가 무슨 말 만하면 역시 제시는 밀레니얼이야 라고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 생각엔 밀레니얼이 뭔지 알고 하시는 말씀이라기 보다는 그냥 본인이랑 다를때 그런 말을 하는 걸로 느껴지는데(...)

 

요즘 애들은 달라, 젊은 애들이 역시 멋지게 살아, 라고 할때 본인들은 요즘 사람이 아니라는 무의식이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근데 다 똑같이 처음 맞이하는 오늘을 사는 건데 뭘 굳이 그렇게 선을 긋는지 사실 어린 사람 입장에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5. 틱톡, 카메라앱 이런거 그냥 이해를 못함

-> 예전에 대학 시절 학회를 같이했던 친구는 존멋으로 카메라 앱을 창업해서 잘 살고 있습니다(좀 더 친하게 지냈어야 했는데..) 무튼 카메라 필터 앱이나 틱톡같은 쇼트폼 비디오가 너무 재밌고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인데 그런게 40S들한테는 와닿지가 않습니다.

 

설령 접해본다 해도 그걸 전략/사업 아이템으로 보지 그 에코시스템 안의 플레이어가 되는 걸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틱톡이나 유튜브 이런걸 좋아하고 잘받아들이는 이연복 셰프님이 참 대단한듯!) 예전에 틱톡이 뭐냐고 해서 제가 엄청 설명해줬는데 그걸 다 듣던 한 시니어는 "근데 지수씨 그래서 이거 왜하는 거에요?" 라고 답하던 기억이..

 

6. 지금은 없는 것들 이야기가 나오면 갑자기 목소리가 커짐

-> 동양제과나 TBC 동양방송같이 지금은 없는 것들 이야기가 나오면 갑자기 눈이 빛나고 말없던 사람도 토크쇼인양 에피소드를 꺼냄. 막내들이 이야기에 못끼고 있다가 삐삐나 페이저같은 걸 어렸을 때 교과서에서 봤다고 하면 굉장히 아련하게 바라봄.

 

7. 자유여행도 자유로워보이긴 하는데 패키지 여행도 나름 괜찮다고 함

-> 이것도 카스 하이트랑 비슷한 건데 너무 자연스럽게 젊은 세대들은 패키지가 익숙하지 않고 자유여행이 기본 문법입니다. 패키지 해도되긴 하는데 그걸 왜해? 약간 이런 느낌인데 40S들은 자유여행도 할려면 하는데 패키지하면 되지 그걸 왜해? 라는 느낌적인 느낌..? 그리고 결국 젊은 세대는 자유여행 가고 40S들은 패키지 여행감

 

8. 명함 뒷면에 한문이 써져 있다

-> 간혹가다 다른 사람들은 다 앞면 한글 뒷면 영문인데 꼭 본인은 굳이굳이 한문으로 하는 분들이 계심 그리고 꼭 이름 한자는 어렵다 (3개 중에 1개 정도 읽을수 있음)

 

9. 맥북 터치패드는 못쓰는데 레노버 빨간 실리콘은 잘씀

-> 사실 저는 피그마나 이런 디자인 작업 할 때 외에는 터치패드도 굉장히괜찮습니다. 일단 단축키 외우면 되고, 클릭도 어렵진 않은데 40S분들은 터치패드 굉장히 어려워하시는 것 같습니다. 근데 또 레노버 그 빨간실리콘(정확한 이름도 모르겠네요 아는분 댓글로 알려주세요) 그걸로는 클릭도 하고 더블클릭도 하고 드래깅도 하고 세상 잘하심

 

저는 3개 회사에서 레노버 띵크패드를 써봤지만 젊은 사람들하고 일하던 1-2번째 회사에서는 그 빨간 실리콘이 마우스인지 모두가 몰랐습니다. (지금 회사와서 알게됨)

그래서 저 빨간 콩 이름이 뭔가요?

 

10. 꼰대들은 자기가 진짜 꼰대인지 모름

-> 이건 사실 젊은 꼰대도 있고 나이 상관없이 모든 세대 초월인데 정말 꼰대들은 "나정도면 괜찮지"라고 생각하며 본인이 굉장히 열린 사람인지 알고 있음 그리고 상대방을 알아서 판단하고 상대방에 대한 이해에 앞서서 본인이 하고 싶은 훈수를 둡니다

 

11. 소주를 잘마심(술이 정말 셈)

-> 만약여러분 시니어랑 일을 하게 됬고 회식을 하게 됬다 이러면 절대 술을 잘먹는다고 깝치면 안 됩니다

인간의 간 기능은 세대가 지날수록 퇴화하는게 틀림이없습니다 그들이 생각했을 때 잘 먹는거랑 우리가 잘먹는거랑 급이다릅니다.이분들은 소주가 20도 넘을 때 시작한 분들이라서 소주 주량 2병이라고 하면 지금 소주로 3-4병 가뿐히 먹는다는 뜻이기 때문에 무조건 주량은 1병정도 라고 하세요

 

12. 클라우드 링크에 안담고 로컬파일로 공유함

-> 이것도 왜그런지 모르겠는데 구글드라이브/네이버 드라이브/드롭박스 등에 담아서 링크로 주는게 전 더 좋은 것 같은데 (링크 우선 보내고 오타있으면 정정만 하면됨, 링크는 그대로기 때문에 실수 있어도 다시보낼 필요없고 바로바로 유연하게 내용 정정이 가능함) 왠지 모르겠는데 40S들은 그걸 불편해합니다. 미리보기로 클라우드에서 볼수 있는데 굳이 다운받아서봄 그리고 제가 클라우드 링크로 주면 로컬파일로 답장을(...)

 

*원문보기>>brunch.co.kr/@jessiejisulee/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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