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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기

일에 대한 일만가지의 오해

0. 누군가가 말했듯이 일은 그냥 겁나 힘든겁니다.

일 자체를 잘하기도 쉽지 않거니와, 말을 턱턱 막히게 하는 윗사람/고객사/아랫사람 과 최소 8시간동안 살면서 나는 나를 지켜야되고, 페이스북 회사 광고영상같이 일하는 건 오직 광고영상에서만 가능한것 같은 날들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다시는 어깨동무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jpg (source-Facebook Career)

 

다만 안그래도 해나가기 어려운 세상에 안해도 되는 생각 또는
아직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예전의 편견으로 수많은 대한민국의 일꾼들이 더욱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아티클에서는 일에 대한 일만가지 오해 중 다섯 가지 정도를 다룹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정답은 못찾더라도 아 이럴 수도 있구나 하고 새로운 관점을 가져가셨으면 좋겠습니다.

 

1. 원격(리모트) 근무를 하면 일이 안된다 일단 딱 만나서 하는게 좋다

-> 리모트 근무를 못하는 사람은 보통 같이 동시간대 같은 공간에 있어도 일을 못합니다. 진지합니다.

보통 일을 잘하는 사람은 메일 받는 사람이 늦게 받을 것/휴가인것/예상치 못한 상황을 고려하여 timeline을 정해서 action item을 주고 프로젝트 내 공동의 단어를 만들어 커뮤니케이션 미스를 줄입니다.

 

대면으로 같은 시간 근무하면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해도 어떻게든 되는데 비대면에서는 그게 안됩니다.

그래서 보통 리모트를 잘하는 사람들은 제 경험상 일을 잘합니다.

 

물론 대면으로 만나서 해야 하는 업무도 분명히 있지만 비대면으로 근무해야 좋은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안좋은 이야기 해야 될때 메일로 쓰고 한번 더 읽어본 후 감정 빼고 전달한다거나 하는 것들..

그리고 고객사에 나가있거나 타국/타 지역에 지사가 있는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느라 고생하지 말고 시간 아끼고 일의 전체를 그리는 능력을 늘려서 원격 근무를 적절히 활용하는게 시대상에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2. 이 회사는 도대체 왜이런지 모르겠다 

-> 원래 그런 겁니다. 개선에 대한 열망 덕에 불만이 많은 사람은 대개 어딜 가든 불만이 많습니다. 물론 그 불만을 동력으로 조직 내에서 개선을 이끌어 내기도 하고 승진을 하기도 하고 좋은 곳으로 이직을 하기도 하지만 중요한 건 동력으로 삼아야지 자기 자신을 소진하는 힘으로 삼으면 안되는것 같습니다.

 

모든 조직은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습니다. 원래 삶이란게 최선을 택하는게 아니라 최악보다 차악을 택하는 것 일수도...

 

3. 우선 회사에 들어가기만 하면 좋겠다

-> 사실 한국에서는 힘든 대입-취준 등 준비의 기간을 거쳐 취업을 하다 보니 취업 성공에 부여하는 가치가 큰 편입니다. 그리고 회사에 오면 고작 이거였나/내가 하고 싶은 일은 과연 이거였을까/사회에 나오니까 더 힘들다 등등 직장인 오춘기가 시작되는 사람이 많습니다.

 

금리는 낮아지고, 연봉 인상률은 낮아졌습니다. 미디어 및 소비 수준의 발달으로 누리고 싶은 건 많아졌는데 분배 구조와 소득 수준은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단 회사만 입사하면 인생이 행복해지고 집도 사고 결혼도 하고 차도 살수 있을 거라는 말은 마치 대학입학을 하면 살이 빠질 거라는 엄마의 거짓말과 같습니다. 회사는 여러분의 인생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열쇠가 절대로 아닙니다. 오히려 또다른 문제거리가 될수도...

 

회사에 오면 더 큰 단위의 인생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어쩌면 더 많습니다. 이직 또는 입사를 앞둔 많은 준비생 여러분이 현명하게 원하는 결과를 얻고 앞으로도 담대하게 나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4. 남의 시선 신경쓰지 말고 열심히만 하면 된다

-> 도대체 누가 말한 건지 모르겠는데 아닙니다. 물론 우선 부딪혀가면서 업무의 scope나 조직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고 깊어지긴 하지만 방향을 제대로 잡지 않고 일을 벌리면 유관부서는 갑자기 없던 일이 생기는 거기 때문에 처음에 방어적으로 나오기 쉽습니다.

 

가만히 있어라 라는 말이 아닙니다. 모든 조직에는 항상 열심히 하는 사람이 필요한 법입니다.

다만 같은 일을 벌리더라도 어떻게 전달하고, 조직원의 마음을 챙겨주고, 설득을 통해 이끌어 나가는 게 필요하지 마냥 자기 이야기만 열심히 하는 건 사실 한국 뿐만 아니라 좋지 않습니다.

 

제가 봤을 때 회사생활은 diplomatic(외교적)한 감각이 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어디서 돈이 나오고, 내가 어떤 TF를 진행할때 누가 이득을 보고 누가 좀 서운해지는지, 해당 이해관계를 다 알지 못하더라도 염두에 두고 하는 것과 마냥 자기 일만 밀고나가는 것은 다릅니다.

 

5. 나랑 안 맞는 사람하고도 친해질 줄 알아야 된다

-> 친해질 줄 알아야 된다 (X) 잘 지낼 줄 알아야 한다 (O)

일본에서 겉으로라도 친절한 태도를 보이는 문화적 밈은 섬나라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수운/항공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예전에는 밖으로 나갈수가 없고, 돌고 돌아봤자 어차피 다시 볼 사람이기 때문에 일단 친절한 태도를 보이게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아니 폐쇄적인 섬나라도 친절한 "척"만 하는데 21세기 모빌리티와 이직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에 사는데 굳이 진짜로 친해질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안맞는 사람 두명한테 친해져라 하는것도 그만한 고문이 없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잘 안 맞는 사람/업무적으로 계속적으로 부딪히는 사람/근데 또 척지면 안되는 사람이 있다면 빠르게 전략을 짜서 감정소모 안되게 좋게좋게 지내게끔 하는게 중요합니다.

 

(맺으며)

일이라는 게 업계별/회사별/팀별로 굉장히 다른 양태를 띕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의 5가지 오해에 대한 제언이 적절하지 못하게 느껴지시는 분도 있고, 공감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사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예전에 맞던 것이 틀리기도 하고,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 working style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누구보다 시행착오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힘들기도 많이 했고 지금도 좌충우돌이 많고

다만 그렇게 솔직하게 덤벼서 틀리면서 생각이 유연해진 적이 많습니다.

 

앞으로 변화가 지난 그 어떤 세대보다 많고

개선이 요구되는 많은 문제를 떠안고 있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우리가 항상 틀릴수도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당신을 무섭게 하는 것은 당신의 약함이 아닌
바로 당신의 강함이다.

 - 기욤 뮈소

It is our light, not our darkness, that most frightens us. What scares you, is not your weaknesses, but your strengths.

  -Guillaume Mu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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