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장생활기

경험에서 얻은 균형들 - 집중, 인간관계, 쉬는 연습

* 원문보기 > https://brunch.co.kr/@jessiejisulee/214

0.어렸을때는 천지분간 못하고 날뛰었었는데 뭔가 이때 어리석을 정도로 열심히 살다가 번아웃 되본 걸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때만큼 혈기가 넘쳐서 해볼수 있는 경험이었기도 하고, 그때 이후로 나라는 human resource를 어떻게 다룰지 고민하게 되었으니까.

야심차게 도전하는 똑똑한 사람은 결국 무릎꿇어보는 순간 진정 현명해진다.

주위의 어른들이 그저 겸손해야해!라고 말해서 겸손을 배울 수는 없는 법이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경험과 아픔으로 체득해본 사람만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해왔던 기준을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어쩌면 삶의 균형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 글은 최선을 다해 실패하며 조금씩 얻게 된 균형들의 기록이다.

 

1. 할 수 있는 것에 집중

그저 무조건 젊은 혈기로 모든 것에 다 덤비다 보니 모든 영역에서 이도저도 안되는 결과만 얻고 힘만 뺀 적이 많았다. 욕심이 많아서 마음이 앞섰고 그래서 일을 그르쳤던 경우도 많았다. 이제는 아젠다 하나에 방법을 탐색해서 마일스톤을 하나씩 밟아가려고 한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을때 적절한 조언을 줄 수 있는 사람도 많이 만들고 적절한 조언을 주지 않는 사람들은 차단한다.

내 인생의 모토인데 사람이 어떤 일을 되게 하고 싶다면 1) 할수 있는 사람들이랑 2) 될것 같은 일을 3) 맞는 방법 으로 해야된다. 못하는 사람들이나 마음없는 사람들 갈군다고 해봤자 되는 건 없다. 잘하는 사람들한테 이상한 거 들이대면서 하라고 하는 것도 답없고. 할수 있고 될 것 같은 거에만 집중해도 사실 어려운데 뻘짓할 필요는 없는거다.

위험 감수 성향도 비교적(?) 현명해짐. 물론 지금도 다른사람들 대비 높은 편이긴 하지만 정말 예전에는 도박하듯이 살았다. 내가 커버 가능한 위험도를 적절한 시기에 택해서 빨리 turn around 해야하는데 이건 아직도 내공을 쌓는 중이다.

무엇보다 난 이제 조직 안에서 팀으로 일한다. 예전엔 내 본분은 학생이고 인턴 때는 학교라는 돌아갈 곳이 있었다. 그때에만 할 수 있는 도전이나 실험적인 아이디어들이 있었고 그 순간을 사랑했지만 이제는 진짜 한 배를 타고 조직의 미래를 그려가야 하는 입장이 됬다. 아쉽기도 하지만 그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지금 새로운 인생의 장을 현명하게 펼쳐나갈수 있는 것 같다.

 

2. 인간관계 정리

1번이랑 비슷한 맥락인데 인간관계에서도 칼같아졌다. 제일 내 인생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에너지를 save 해준 균형이다.

금융원인 아빠는 내가 어렸을 때 부자가 되고 싶어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하니까,
지수야 부자는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해 라고 했다.

사회인이 되서 자산관리를 해보니까 갈수록 그게 맞는 말이었다. 수익원을 하나 더 늘리는 것보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게 효과적이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라서 내 에너지를 채워 줄 사람 찾아나서는 것보다 자존감 뱀파이어들을 차단하는게 훨씬 낫다.

그들이 알고 하든 알고하지 않든 우리 스스로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사람들한테는 기회를 줄만큼 주고 그 이후부터는 철저하게 끊어낸다. 물리적으로도 그렇고 그게 어려우면 심적으로 끊어낸다. 사회적 관계 내에서 필요한 선에서만 만나고 별도로 내가 제공할수 있는 사람으로서의 친절은 그냥 끝이다. 깔끔하게 끊어내니까 미움의 감정도 없어져서 더 좋았다.

모든 사람한테 잘해주려고 했고 그만큼 진심으로 보답받고싶어했던 어렸을때의 나는 참 외로웠던 것 같다. 지금은 나한테 소중한 사람들한테만 잘하고 그들을 지켜주는 것만도 바쁘다. 그리고 그게 나를 행복하게 하고.

 

3. 쉬는 연습

쉬려고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다시 덤비려면 충분히 쉬어줘야 한다. 그리고 살아보니까 각 조직의 리더들은 오히려 일만 하기보다는 삶의 풍미를 잘 아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들이 스트레스 관리도 네트워킹도 더 잘했다.

내 자신의 발전을 위한 action(사이드프로젝트, 점심시간 일본어 학원 다니기, 일주일에 1-2번은 인터넷 강의 듣기, 새벽운동)을 하나 늘리면 그만큼 쉴시간을 더 계획한다. 삶의 중심을 철저하게 나에게 집중하는 것을 1순위로 삼다보니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고 쓸데없는 활동/사람에게 내 시간과 자원을 쓰지 않게 됬다. 선순환.

 

마무리.

계속해서 인생의 내공을 쌓아가야겠지만 그래도 지난 시간 겪어본 바 삶의 균형은 우유부단 한 것보다 맺고 끊음이 확실함과 더 관련이 있다.

내가 균형을 찾는데 제일 어려웠던 건 "내가 내 삶을 충분히 이끌어갈수있다"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용기였다. 늘 내 주위의 삶은 왜이렇게 엉망이고, 할게 많은 건지 징징댔는데 주위 환경 탓 하지 않고 삶의 주체를 스스로로 돌리니까 해결의 디딤돌들이 보였다. 물론 그걸 해결하는 건 어렵다. 보통 사람들이 징징대는 이유는 해결할 힘이 본인 안의 힘을 인정해버리는 순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한 노력을 하기 싫어서다.

스스로의 삶의 질을 올리고싶고 단단해지고 싶다면 스스로의 악순환을 스스로 끊는 용기가 필요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잃는 것도 있을 거다. 나를 존중하지 않았던 사람과의 관계, 나 자신을 좋아하는게 아니라 내가 본인한테 잘해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나 스스로의 부산함 같은 것들. 애초에 잃어버리는게 더 나은 것들이다. 못난 것을 지불하고 균형을 얻는 건 여러모로 보나 이득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