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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기

글로벌 회사의 한국 지사에서 일하는 법

외국계IT회사 디지털세일즈 직원이 받는 흔한 오해-4

*이 아티클은 시리즈로 나누어 제작됩니다. 전 시리즈의 내용을 포함한 영어 원문아티클은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An original English article including all chapters is coming up on the link below
>> link.medium.com/9xlrnRzqQ0

0. 한달 전 모교 취업 박람회에 졸업생 겸 신입사원 멘토 자격으로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같이 갔던 인사팀 차장님과 저의 목표는 회사 PR 도 있었지만 그에 앞서서 "회사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지 않기" 였습니다.

뭔가 싱가폴이랑 미국하고 일한다고 하면 막 그냥 멋있어 보이고,
저 희사에 다니기만 하면 갑자기 영어를 잘하게 되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받는 글로벌 인재가 될 것 같고,
미국사람처럼 미국회사에서 일할것 같은 그런 생각을 되게 많이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환상들을 겉핥기 식 이유 삼아 외국계회사를 꿈꾸는 분들도 많은 듯합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 중에 하나가 "Hope is not a strategy"입니다. 단순히 꿈만 꾸고 앉아있으면 그건 그냥 단순히 꿈입니다. 정말 외국계 회사의 직원으로 사는 법은 환상만 소비하기 보다는 회사의 단짠단짠한 맛, 겁나 매운 맛, 맛 같지도 않은 맛까지 다 느끼고 이겨내고 체화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회사나 부서별로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제가 겪은 현실적인 외국계 회사 직원의 여러가지 인생의 맛 중에 몇가지를 소개합니다.

<Contents>

A. 디지털 세일즈란?
B. 혁신조직에서 필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C. 회사는 배우러 오는 곳이 아니다
D. 글로벌 회사의 한국 지사에서 일하는 법 ★
E. 우리는 거인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산다 (We live to defeat Goliath)

D. 글로벌 회사의 한국 지사에서 일하는 법

- Local means creative

글로벌 회사의 일원으로서 전 세계 지사 및 본사 공통의 프로세스를 따라 일하고 본사의 지침대로 세일즈 전략을 실행하긴 합니다. 이건 사실 왠만한 글로벌 회사가 그렇습니다. 전세계 단위로 사업체가 커지다 보면 그 모든 사업체를 포괄하여 경영하기 위해서는 공통적인 프로세스 및 규율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중요한 건 공통적인 프로세스와 브랜딩 가이드라인을 같은 베이스로 한다 해도, 각 국가의 지사별로 비즈니스 딜이 만들어지는 양태는 상이하다는 것입니다. 모든 로컬 시장은 특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 국가별 세금 부과법, 제품에 대한 판매 권고, 소비자 보호법, 문화적 정서, 비즈니스 요구사항은 다릅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도로교통법 및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져있지 않은 탓에 Grab 택시보다 오토바이가 대중적이고, 유럽에서는 GDPR 개인정보법때문에 해당 규제를 준수한 웹 서비스만 구현이 가능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단순히 글로벌에서 내려오는 스탠다드 레퍼런스만을 참고해서 국내영업을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국내지사의 직원이라면 글로벌 방침을 준수하되 국내의 독특한 시장 구조와 특질을 파악하고, 글로벌 제품이 발휘할 수 있는 국내 시장에서의 셀링 포인트를 도출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어 국내에서 어떠한 레퍼런스도 없고 전 세계적으로도 얼마 없을 때, 창의적으로 제품을 시장에 제안하는 능력은 더 요구됩니다.

어느정도 감을 잡으셨겠지만 모든 글로벌 회사가 가진 해외지사의 존재 이유는 해당 국가에서의 이윤 창출입니다. 주니어 레벨에서는 특히 국내 시장 이윤창출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니어에 비해서 글로벌과 커뮤니케이션 할 기회가 적고, 시니어가 되었다고 해도 어차피 KPI는 국내 영업 결과입니다. 만일 해외에서 일하는 것 자체를 꿈꾼다면 외국계 지사에서 국내영업하며 해외 본사로 이직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국내 회사에서 일하다가 주재원 파견가는게 더 가능성이 높을 수 있습니다.

 

Photo by Carl Heyerdahl on Unsplash

-Sometime asynchronous workload drives me crazy

근무하다  종종 정식 근무시간이 아닌 이상한 시간 (밤 11시 또는 새벽 2시)에 시차가 많이 나는 본사와 컨퍼런스 콜 또는 화상 회의가 필요할 때가 있는데 이게 생각보다 사람을 힘들게 합니다. 메일이나 비대면 협업에 익숙한 동료가 있다면 좋겠지만 지구 반대편의  동료가 그렇지 않다면 합이 어느정도 맞아떨어지기 위해 새벽에 콜을 한다거나, 실시간으로 챗을 하는 등 시행착오는 많이 필요한  법입니다. 사실 요새는 smartwork 를 위한 툴들이 많이 개발되었지만 솔직히 워라밸을 철저하게 지키기는 어려운 환경일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  다 united states 표준 영어를 쓰기도 하지만 때로는 중국인의 영어와, 일본인의 영어, 호주 영어, 캐나다 영어 등  온갖 악센트를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외국계 회사 뿐 아니라 국내 기업의 해외영업직들은 전화영어나 온라인 영어 튜터링을 꾸준히 계속하고 제2외국어 공부를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여섯 시가 넘어서까지 국내 해외 레퍼런스를 동시에 보면서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을 보는 건 외국계회사에서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렇게 두가지 고민을 동시에 해야하지만, 그만큼 본인의 capacitiy를 늘릴 수 있다는 건 외국계 기업의 장점이자 모든 직원들의 도전 과제입니다.  

 

저는 지금 회사에서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에 만족하며 커리어 도약을 위해 계속해서 공부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후배들에게 이 회사를 추천할 것이냐고 하면... 사실 쉽지 않은 길이라서 못하겠습니다. 주니어레벨부터 본인 task의 오너십을 철저하게 가져가서 선배들과 공정하게 경쟁해야 하고, 사수가 없는 문화에, 영어로도 자료만들고 한국어로도 자료만들고 한국 시간대에도 일하고 때로는 다른 나라의 시간대에도 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뜻이 있고 계속해서 성장하는 것을 원하고(물론 성장도 스스로 해야 됩니다) 본인이 개발하고자 하는 자질이 외국계 회사에서 요구하는 능력이라고 하면 좋은 기회겠지만 아니라고 하면 개고생이 따로 없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외국계 회사냐 국내 회사냐 해외 소재 회사냐를 떠나서 스스로가 원하는 커리어를 앞으로 길고 넓게 갈 수 있느냐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회사에 가야 상여금이 많다 외국계 회사가 여자가 다니기 좋다 이런 저런 말이 많지만 제일 중요한 건 본인이 원하는 청사진과 회사의 도(途)가 같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 미친 세상에 커리어 개발이라는 출사표를 던지는 우리 모두를 응원합니다 :)

+ 조금이나마 외국계 회사에 다녀 본 사람으로서 혹시 외국계회사 입사를 준비하시는 분이 있다면 영어와 도전정신 뿐 아니라 체력을 많이 기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ㅎ..

 

다음편에서 궁금하신 내용이 있거나 나누고 싶으신 고민이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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