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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기

세상의 풍파 속 당신이 다시 일어나줘야하는 이유

*원문보기>> https://brunch.co.kr/@jessiejisulee/363

이바닥을 겪다 보면 별의별 일이 다있다. 수많은 도전에 나 자신을 밀어넣는 스타일이다 보니 가끔씩은 내가 커버하기 힘든 실수나 시련도 많았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과감함 이슈, 콘텐츠를 따라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 그냥 시비(적어도 내가 듣기로는), 말을 세게 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주위에서 오해나 안좋은 시선도 많았다. 과감함은 새로운 movement를 만들어 내지만 새로운 트렌드가 주류가 되기 전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개인은 사회로부터의 저항을 그대로 받는다.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의 대가는 이런 것들을 이겨내고 필요할 때는 사과하고 성찰해가며 나 자신을 계속해서 지켜내야 하는 버거움이다.

그 별의별 일을 겪으며 무엇보다 확실하고 잠잠한 위로가 되주는 건 가족도 돈도 친구도 아니다. 삶의 옆 궤적에서 똑같이 최선을 다하며 삽질하는 사람들이다. 일하다 만났으니 우린 친구도 아니고, 업계의 프로들끼리 건강한 경쟁의식이라기엔 너무 부풀린 거다. 우린 그냥 최선을 다하며 가끔씩 세상에게 뒤통수를 맞는, 오다가다 보는 그런 사람이다.

어느 순간 그저 내 목표가 되는 저 정상에 있는 사람보다, 내 주위에서 삶의 무게를 지고 가는 사람들이 고마웠다. 다같이 힘들게 사는 구나, 그래도 한발 나아가야지 어쩌겠어 하며, 내 상황이 탐탁치 않더라도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 속으로 담담한 응원이 되어주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이 계속해서 업계에 남아서 두각을 드러나며 얼굴을 한번씩 다시 볼때마다 조용하게 반갑다. 그래 저사람도 나도 아직 살아있구나. 살아남았구나.

돌아보면 열심히 산지 참 오래됬다. 나도 변했고 주위 사람들도 변했다. 함께 정말 세상을 바꿀 것처럼 밤을 새우던 누군가는 결혼을 했고, 누구는 재태크에 열정을 부었고, 누구는 사업자를 냈고, 누구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에 갔다. 영원할 것 같았던 사람들은 자기 살기 바빠지며 삶의 궤도가 갈렸고, 과거에 묻어놓은 인연이 됬다. 어렸을 때는 세상에 덤비는 것만 도전인 줄 알았는데 살다보니 내 안의 꿈을 잊지 않고 계속해서 실현해나가는 게 더 어려운 도전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고 나니까 그냥 변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따라 계속 나아가주는 사람이 알게모르게 의지가 많이 됬다. 굳이 카톡이나 페메를 많이 하진 않지만, 링크드인이나 페이스북에 “이번에 이런 계약을 했다” “이런 프로젝트를 했다” “이런 실수를 했다” 라는 류의 근황을 다 챙겨보고 있는 걸, 당신들은 알까. 당신의 필모그래피가 나에게 자극이 되고, 당신이 멈추지 않아 오래오래 일하면서 서로의 소식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걸.

당신이 이번에도 이겨내 줬으면 좋겠다. 이겨내지 못하겠다면 최소한 최선을 다해 버텨줬으면 좋겠다. 실수한 것에 대해 솔직하게 그 대가를 딱 그만큼 치르고, 괜히 그 이상의 자기 혐오나 컴플렉스에 다시 빠지지 않고, 그렇게 자기 자신의 길을 다시 걸으며 주위의 다른 사람들에게 잠잠한 위로가 되기를.


먼 거리를 걷다 지친 마음이 어둠 속에 눈물을 감추고
어디선가 다친 상처들이 벌거벗은 채 세상을 만날 때
You make me feel alright

고단한 하루의 끝에 서 있을 때 시간의 틈에서 머물 수 있도록
- 짙은, Feel Al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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