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년 연말 "방탄소년단이 '디지털'하는 법 1"을 올린 뒤로, 자그마치 2달이란 시간 뒤 연작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당시 생각해 두었던 내용이 딱 포스팅의 1과 1/2 분량이라, 남은 두번째 포스팅을 어떻게 더 다채롭게 할까 고민을 했었는데, 그들의 최근 행보를 통해 보다 탄탄한 내용으로 글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되었네요.
지난 이야기 요약 - 디지털을 통한 '딜리버리'방식의 차별화
지난 "방탄소년단이 '디지털'하는 법 1 - 디지털 휴머니즘의 실현"에서는 방탄소년단의 디지털 전략으로, '진정성' 있는 독자적인 컨텐츠를 최적의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여 딜리버리 한다는 것, 즉 '디지털 휴머니즘'의 실현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그 예시로, 1) 유튜브, 사운드 클라우드 등 무료 오픈 플랫폼을 통한 전달 방식의 차별화, 2) 소비층의 디지털 경험의 혁신 - a. VLIVE를 통한 실시간 스트리밍 개인 방송 진행, b. 오픈 팬 커뮤니티 및 커머스 어플인 '위버스', '위플리'의 활용을 들었었는데요.
이번 이야기 소개 - 디지털을 통한 '오프라인 고객 경험'의 차별화
오늘 전해 드릴 이야기도 요약해보자면, 오프라인 고객 경험이 필수적인 경우에도 최신 '디지털 기술'을 총동원하여 팬들에게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는 것입니다.
이 전이 '디지털'이 '컨텐츠 딜리버리 방식'의 차별화에 기여하는 부분을 말했다면, 이번에는 오프라인 고객 경험에 '디지털 기술'을 가미하여, 보다 특별한 고객 경험을 선사하는 부분에 집중하여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1. 공연 경험의 차별화: 공연 전-중-후를 아우르는 디지털 경험
가수에게 오프라인 경험은 피할 수 없습니다. 모든 컨텐츠가 디지털로만 고객에게 전달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콘서트, 팬미팅 등 '대면 만남'은 팬의 충성도와 만족도를 가장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방탄소년단의 오프라인 행사들을 보면,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떠오르는데요. 전통적인 것을 수용하되, 기존의 문제점을 어떻게 디지털을 통해 개선 및 혁신하여 새롭게 할 수 있을 지 고민하는 흔적들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1-1. 공연 전: 모바일, 옴니채널을 통한 대기시간의 혁신
공연장에 들어선 팬들은 으레 '긴 줄'을 형성하게 됩니다. 공연장에서만 판매하는 '공식 굿즈'를 빠르게 사기 위해 새벽부터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는 '무한 대기'가 필요가 없습니다.
공연장 반경 2.5㎞ 안에만 들어서면, '위플리' 어플 (지난 화 소개하였던 BTS 공식 모바일 커머스)을 통해 물품을 모바일로 구매하고, 줄을 설 필요없이 원하는 시간에 현장 수령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커머스 업계에 흔히 활용되는 '옴니채널'의 모습입니다.
물론 현장 구매도 가능하지만, 대다수의 팬들은 미리 모바일로 빠르게 구입 및 수령한 뒤, 남은 시간동안 '이벤트존'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즐길거리가 가득한 이벤트존에서 또한, 대기 시간과 최적의 경로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위플리 앱을 활용하면, 몰리는 인파를 피해 편리한 현장 경험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가히 대기시간을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Best Practice라 할 만합니다.
작년 8월, '빅히트'는 팬들의 불편함을 개선하고, 공연 현장에서 경험을 혁신하기 위해 '플랫폼'을 전면 활용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어플만 켜면 티켓 구매부터 본인 인증, 공연장 이벤트 참여, MD 구매를 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원스탑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1-2. 공연 중: 블루투스 '아미밤'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무대 연출
공연 중, 일 대 다(多) 관계인 가수와 관객의 벽을 허물고, 이들 간의 공감을 가장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응원'일 것입니다.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공식 응원봉인 '아미밤(ARMY-BOMB)'을 통해 '함께 만들어 가는 무대'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개인의 '아미밤'과 좌석번호를 연동하면, 원격 중앙 제어를 통해 아미밤쇼, 파도타기 등 다양한 연출 기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최근 대다수의 가수들이 채택하는 응원 기법이기도 합니다.)
1-3. 공연 후: 드론쇼로 아쉬움을 달래는 피날레 장식
이들의 공연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끝나가는 공연이 아쉽기만 한 관객들의 마음을 달래 듯,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 '드론쇼'가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2019년 잠실 콘서트에서는 300여개의 드론이 공연 마지막 곡인 '소우주' 노래의 스토리에 맞춰, 행성의 형상으로 시시각각 변모하며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였습니다. 방탄소년단이 국내 단독 공연 중에서는 최초로 선보인 드론쇼는, 공연 마지막까지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자 했던 방탄소년단의 기획의도가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드론 쇼에 적용된 기술은 2018년 평창올림픽에 등장했던 인텔의 드론 라이트쇼 기술입니다. 여러 대의 드론을 Wi-Fi로 연결된 한 대의 컴퓨터의 명령을 통해 충돌 없이 비행을 수행시키는 드론 군집기술(Swarms)로, 동시 제어 기술과 통신기술이 핵심입니다.
2. 전시 경험의 차별화: 모바일 AR 도슨트
마지막으로는 가장 따끈따끈한 최근의 이벤트를 가지고 와보았습니다. 바로, 최근 DDP에서 개막한 전시회, "CONNECT BTS(커넥트 비티에스)"에 등장한 AR 기술입니다. 비록 이 전시회 프로젝트에 방탄소년단은 후원자로서 참여할 뿐, 컨텐츠 자체에서는 등장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들은 AR을 통해 도슨트(docent)로 전시회 여정을 함께 합니다.
전시회 관람객들은 'Galaxy AR Docent'라는 어플의 카메라를 켜면, 마치 내 눈 앞에 등장한 것 같은 방탄소년단의 생생한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관람객들은 이러한 체험적 요소와 함께, 보다 특별한 전시 경험을 맛볼 수 있게 됩니다.
"CONNECT BTS"는 전세계 5개 도시에서 BTS의 예술 철학, 즉 '다양성'의 가치에 공감하는 큐레이터들이 참여한 공동 전시회 프로젝트입니다.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증강현실(AR) 도슨트(전시해설사)’를 삼성전자와 방탄소년단이 함께 지원합니다.
끝마치며
사실 '디지털'이 능사는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컨텐츠의 탄탄함 이겠지만 이를 영리하게 사용하면 남들과는 다른,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이를 실험적으로나마 속속들이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려 했던 방탄소년단처럼 말이죠.
이는 오히려 기초 팬덤 형성이 쉬운 대형 기획사가 아닌, '새롭고 다른 것이' 급했던 소형 기획사여서 가능했지 않을까요? 물론 이제는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형 기획사가 된 입장에서, 더 새롭고 치열한 고민에 힘입어 대중들을 사로잡는 제 2의 '빅히트'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지만요.
업무 이야기로 살짝 돌아가보자면, 저 역시 디지털 영업을 하는 입장인지라, 디지털을 어떻게 영리하게 사용하여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지는 늘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방탄소년단은 그런 의미에서, 저 에게도 좋은 참고서가 되어주어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닿을 수 있기를..)
끝으로 지난 25일 첫 타이틀곡 무대를 보여주었던 방탄소년단의 미국 "지미 팰런 투나잇쇼" 퍼포먼스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 듯 '노력'에서 우러나오는 견고한 기본기와 민첩한 디지털 Tactic으로 한 발 앞서나갈 수 있었던 방탄소년단을 보며, 나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돌아 보게 됩니다.
[참고자료]
- 정병근 기자, "BTS 브랜드 확장+고객 경험 혁신"…빅히트의 큰 그림, 더팩트, 2019.08.21
- 이은주 기자, "DDP, 아미들의 성지되나..'커넥트 BTS' 서울 전시 28일 개막", 중앙일보, 2020.01.28
이은정 기자, "'아미 페스티벌 열렸네'…잠실은 지금 방탄소년단 테마파크", 연합뉴스, 2020.10.26 - 기정아 기자, "[인포그래픽] 응원계의 4차산업혁명 'K-응원봉' 아시나요", 이투데이, 2019.08.20
- 신동연 기자 ,"BTS와 아미 향해 잠실벌로… 밤하늘 수놓은 300개 드론", 중앙일보, 2019.11.05
- 박현영 기자, "[영상]트럼프도 엄두 못낸 특혜···BTS 美 ‘투나잇쇼’ 전세냈다", 중앙일보, 2020.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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