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20대 후반이 되고 나자 초반 중반의 내가 어땠는지 좀 더 잘보이는 느낌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어떤지도.
내가 바라는 모든 걸 일에서 바랄때 힘들었고 중심을 나로 옮기고 나면서 좀씩 괜찮아졌다. 한국인들은 자신의 행복이나 자아 실현의 중심을 나 밖에 위치 시키는데 굉장히 능한것 같다.
1. 예전 직장 다닐땐 왜그렇게 부족함이나 넌센스같은 일들을 그저 툭 웃어버리며 즐기지 못했는지 모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재밌게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고 해야 하는 고민을 멋지게 한 것 같다. 아마 내 옆에 있어줬던 동료들 때문이었을 거다.
2. 돌아보면 20대 초반의 나는 회피형이었다. 코디펜던트에 건강한 바운더리도 없었고 낮은 자존감에 체력은 쓰레기였고 그런 내가 싫어서 방황만 엄청 했었다.
20대 중반이 되며 마음가짐이나 객관적인 조건들도 조금씩 나아졌는데 이제 생각해보면 인생의 문제에 대해 회피기제는 계속 있었다.
2-1. 멋지게 살기 보다는 편하게 살고 싶었다. 손만댔으면 잘됬으면 했고 주위에 그래 보이는 사람들을 엄청 부러워했다. 그래서 인생의 문제들을 마주치고 받아들이기는 했으나 그 과정을 항상 힘들어했고 즐기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 반대 급부로 내가 겪어왔던 문제와 고비들을 필요 이상으로 의미부여했던 것 같다
3. 항상 내게 뭐가 부족하다는 생각때문에 뭘 해야할 것 같고 누굴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휩싸여 있었다. 진정 자신을 설명하는 것은 주위에 누가 있느냐에 앞서서 내가 내 주위와 어떻게 관계맺느냐이다. 내가 하고싶었던 그 모든 것들을 사실 스스로 이뤄낼 수 있다는걸 알게 됬다. 동시에 감정의 중심은 오직 나 스스로에게 집중할 때 지켜낼수 있다는 것도.
일전에는 내 안에 도사린 알수 없는 불안과 삶을 맞서는데 따라오는 불가피한 불확실성 때문에 미친듯이 눈 앞의 task와 취미로 도피했다면 이제는 가감없이 받아들이고 승화하기 위해서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 라는 내가 수천수만번 되뇌였던 질문의 답은 결국 나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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