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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Note/서비스 or 제품 리뷰

트렐로의 장점

난 세상에 존재하는 IT 제품(특히 협업툴) 써보는 걸 좋아한다. 얼마나 좋아하냐면 사용하는 제품들 블로그 뉴스레터도 구독하며 이번엔 또 어떤 기능이 추가됬는지도 받아보는 중. 적지않은 사람들과 덕후들은 발전한제품 feature가 좋아서 많이 사용해보고 많은 사람이 사용함에 따라 툴들도 고도화 되지만 한편으로는 기술이 협업툴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을 소외시키는 것 같음. 지난 시간동안 느낀건 디지털 gene을 가진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확연하게 나뉘고 그들이 협업툴을 받아들이는 속도나 정도가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조직의 Digital Transformation은 번드르르한 자료 써재끼는 것보다는 사실 사람의 체질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됨

 

개발이나 디자인같은 cross-functional team collaboration에는 협업툴이 필요하다. 고관여적task에 사용하기에는 트렐로가 다소 기능이 단순해서 좀더 기능이 복잡하고 많은 Jira나 이런걸 채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내가 생각할때 다양한 백그라운드의 사람들을 모아놓고 일하게하려면 이만한게 없다. 여러 사람이 보드에 접속해서 각자 카드를 수정해도 지연도 안되고  바로바로 변화가 반영됨. 트렐로 개인-팀-엔터프라이즈 플랜 다 이용해본 사람으로써 트렐로가 에러난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르치는게 쉽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앱 나오면 다 써보고 유사한 제품군에 있는 걸 비교해보고 업그레이드 피쳐를 빠르게 학습해서 적용해보는 걸 좋아하는데 사실 이런 사람들은 별로 없고(..) 있으면 있는 사람들끼리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파고들어감. (이런 사람들은 PM COO 등 한 조직/프로젝트의 전체 궤를 꿰뚫어보고 자기가 원하는 협업 툴을 사용하게끔 지정하는 롤인 경우가 대다수)

여기 있는 툴 거의 다 안다면 당신도 호모 application

 

 

이건 이것대로 재밌는데 사실 하나의 SW가 파급력을 가지고 확장해 나가려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유저로 만들어가며 최종적으로 확장해야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을 워크툴을 회사가 쓰라니까 쓰고 변화를 별로 안좋아한다. 너무 바빠서 익힐 시간이 없는 경우도 있고 본인 포지션과 협업툴 사용이 별로 관련이 없어서(또는 없다고 생각하고) 사용 value를 체감하지 못하고 협업툴 사용을 익히는 것의 중요도를 느끼지 못한다.  

 

동기부여는 남이 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을 가르쳐서 워크툴 에코시스템 안에 들어오게 하는게 너무 힘들다. 진짜 올해 초에 회사에 슬랙을 전사도입해서 슬랙 온보딩 세션을 진행하는데 내가 슬랙 온보딩때 겪지 못했던 수많은 roadblock을 만나서 다소 당황함.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어려움은 "이거 너무 불편한데 그냥 쓰던대로 카톡을 쓰자/ 딴데도 그냥 카톡쓴다" 류의 애초에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분들이었다ㅜㅠㅜ 이날의 피땀 눈물을 함께해주신 홍실장님께 바칩니다..ㅠ

 

올해 1월 야근을 갈아넣었던 세션 자료

 

 

분명히 맥이 쉬운 인터페이스인데 윈도우 쓰던 사람들이 맥 쓰면 난항 겪는 것과 똑같다. 애초에 난 슬랙 온보딩도 쉬웠고 슬랙 사용이 세상에서 제일 쉬웠어서 이런 어려움을 이해할 수도 없었고 예상도 안되서 그들을 설득할 만한 답변도 못했다. 그냥 어르고 달래며(?) 어찌어찌 진행했던 기억이 있는데 정말 내가 더 울고싶었다..

 

하여튼슬랙도 그렇고 지난 2년간 우리팀 남의 팀 타 BU 등등에 안쓰던 툴을 도입도 시켜보고 용도에 맞는 툴을 추천도 해줘보고 일년에도 몇번씩 바뀌는 CRM 들을 쫓아다니면서 적응해본 결과 트렐로는 진짜 도입 난항이 제일 적은 툴이었다!! 그리고 더더욱 중요한것은 나중에 "이 기능 어떻게 써요??" 류의 문의가 없다. 일단 한번 가르쳐주면 왠만하면 알아서 하고 Let them amplify 가 굉장히 잘된다.

 

 

트렐로가 진입 장벽이 낮은 이유는?? 우선 쉽다!! 아무리 옛날 회사 다니던 사람이라 해도 애자일이 유행(...) 하면서 IceBox/To-Do/Review/Done/Canceled 로 구획나눠서 포스트잇은 한번씩은 붙여봤기 때문에 보드 형식의트렐로가 익숙하다. 노션이나 Wrike, 지라같은 경우는 여러가지 이후로 다소 도입 난항이 높은 편이다. 그리고 Drag&Drop 으로 카드를옮긴다거나 카드의 내용수정(라벨지정&체크리스트 추가 등..)도 간단한 단축키 및 click 으로 다 할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초기 온보딩 세션 이후 어떻게 쓰냐는 inquiry를 상당히 줄여 준다. 궁금한 거 있으면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쩔쩔매다가 젊은 사람 붙잡고 물어보지 않고 클릭 몇번만 해보면 되니까! 만약 이 툴을 도입한 사람이 Butler 로 템플릿화&자동화를 시켜놓는다거나 캘린더 뷰를 추가해 놓는다거나 Slack을 연동해 놓는 둥 초기 세팅을 다해 놓기만 하면 더욱더 이용이 간편해진다.

 

툴 Admin에게도 트렐로가 편한 이유는 사용자 권한 지정이 Editor/Observer로 명확하고 그래서 툴 사용에 혼선을 빚을 일이 없다. Key stakeholder들은 Editor 로 카드 생성/이동/수정할수 있게끔하고 나머지는 코멘트만 달수 있는 Observer로 지정해서 애초에 툴과 업무의 연관성이 낮고 툴을 잘 모르시는 분의 실수로 카드가 날아갈 염려가 적다. 반면 이용자 한명한명의 자유도가큰 노션은 초보자가 노트 다 없애버리고 관리자는 패닉에 걸리는(...) 사고가 한번쯤은 생길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업무의 상향 평준화가 된다!! 협업툴 쓰는 이유가 업무의 상향 평준화를 위해서인데 사실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협업 툴이 어려워서 잘하는 사람만 잘하고 나머지는 안되면 안되는 대로 산다. 그래서 결국 일 잘하는사람만 협업툴 잘써서 일을 다 하게됨. 근데 트렐로는 다른 사람의 프로젝트를 카드를 클릭함으로써 간편하게 히스토리를 조회할 수 있고 전체 팀의 워크로드를 한눈보기 할 수 있어서 누가 일을 많이하고 적게하는지 어느정도는 티가 난다. 이미지 파일을 attach 하면 보드 상에서 미리보기가 되니까 궁금하면 다들 들어가서 눌러본다. 만약 카드 작성법을 모른다 해도 다른 사람 카드 읽어보고 양식을 익힌 후 작성할 수 있어서 초기 온보더도 편하게 쓸수 있음!

 

 

또 트렐로는 이메일과 상당히 호환이 잘되는데 내가 assign 된 카드에 수정사항이 생기면 바로 이메일로 알림이 온다. 그걸 받고 싶지 않은 사람도 이메일 하단의 unsubscribe 눌러서 다른 알림메일과 같은 방식으로 차단 할수도 있고, 각 카드에 부여된 카드의 email address를 To로 걸어서 카드에 코멘트를 남길 수 있다. 그래서 이메일 베이스로 일하던 사람들도 두개 호환이 되니까 이게 전혀 다른 툴이라고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사람들이 활발하게 사용하는 제품은 쓸수록 착붙이라 계속 쓰게되고 사용할수록 오 이게 된다고??! 라는 편의로 더욱 효용이 높아지는 툴인것 같음. 물론 트렐로의 기능이 too much simple 해서 개발 협업 등등에는 다소 기능이 딸릴 수는 있다. 노션에 대비해서 카드와 카드(노트와 노트 간) 연결이라던가 이런것도 안되고 내가 알기로는 snippet 도 못붙이니까?? (아마 snippet 만을 위한 extension이 있을 수도 있겠다)

 

근데 일단 내가 사용해본 협업 툴 중에서는 트렐로가 제일쉽고간단한 건 사실이다! 당근마켓의 UI가 누구는 너무나 단순하다고는 하지만 일각에서는 앱이 쉬워서 50대 유저들도 쉽게 쓸수 있다고들 한다. 애초에 제품의 feature는 모든 각도에서 장점일 수는 없는 법.

 

요새 remote로 일하는 조직이 많아지면서 더 효율적&keen 하게 여러 business unit이 함께 일할 수 있는 협업 툴에 대한 니즈가 올라간다. 이미 remote를 많이 해봤거나 많은 협업툴에 단련이 된 lean 한 스타트업이나 일부 조직들은 monday.com을 쓰든 Asana를 쓰든 상관없다. 하나의 개발 언어에 통달한 개발자는 다른개발언어도 익숙하게 적응하듯이 MS 팀즈 써본 사람은 Asana도 노션도 금방 쓴다. 다만 이제까지 이런 최신 협업모델&협업 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제일 초기 huddle 이 낮은 툴을 써야 그게 허울좋은 툴이 아니고 진짜  workload 효율화에 impact을 내는데 그게 너무 어렵고 고도화된 툴이면 대부분의 초보 유저&Late majority 들은 쓰는 기능만 쓰거나못배우고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크다.    

 

 

실험적인 제품과 베타 사용을 좋아하는 나지만 이게 제품 장사로 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전에 ㅈㅅ오빠가 네이버 프랑스 인턴할때 당시 멘토님한테 들은 이야기는 "이게 전에 없던 아이디어고 사람들이 많이 안쓰는 아이디어면 그건 혁신이 아니고 실험"이라고 했다. 결국 실질적인 개선점을 가져와야 시장성 있는 혁신이라는 이야기. Early Adopter와 Innovator는 다 합쳐봤자 16%에 불과한다. 물론 그들이 시장 최접점에서새로운 흐름을 만들지만, Early Majority+Lage Majority를 합치면 68%다. 시장 내 pie 도 그럴 거다. 매출 생각해야 하는 영업적인 관점에서는 충분히 제품 개발이 그 68퍼센트를 향하도록 할수도 있고, 베스트는 innovator -> early adopter -> majority 모두 매료시키는 제품인데 내 경험상 좋은 제품들은 early adopter 까지는 잘오는데 majority로 스며드는 저항이 굉장히 크다.

 

그래서 예전엔 회사 분들도 그렇고 주위사람들한테 노션이고 지라고 다 가르쳐 보려고 했는데 요샌 그냥 트렐로 추천하는 중이다. 좋은 제품이란 추천할때 당당한 제품이고 고객이 그 가치에 공감하기 쉬워서 팔기 쉬운 제품이다. 가르치기 쉬운, 그들이 알아서 잘 쓸수 있는 툴.

 

*원문보기>>brunch.co.kr/@jessiejisulee/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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