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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ation

온지음 맛공방 방문기

얼마 전, 온지음 맛공방에 다녀왔습니다.
온지음은 한국 전통 문화 연구소로 의, 식, 주 세 가지 분야로 나누어 세 가지 공방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 중 온지음 맛공방은 점심, 저녁 한식 코스요리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많은 한식 파인 다이닝을 접해본 것은 아니지만, 여태껏 접해본 곳들이 한식을 현대적인 서양 코스요리 느낌으로 재해석한 곳이었던 반면, 온지음은 최대한 전통 한식을 유지하면서 이를 세련되게 만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월의 메뉴

저는 점심에 방문했습니다.
주요 메뉴는 위 4가지였지만, 사이사이에 메뉴판에 없는 여러 음식들이 나와서 마지막쯤엔 배가 불러 음식을다 못먹을 정도로 음식 양은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전채 요리 / 한식 안주

사실 이 전채 요리 전에 타락죽이 나왔는데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만화에서만 본 적 있는 음식이었는데 실제로 맛봐서 신기한 기분이었습니다.
맛은 고소한 누룽지 같은 느낌이었는데, 식사 전 속을 편안하게 해 주는 느낌의 맛이었습니다.

전채 요리는 게살 튀김, 전복 말랭이, 돼지 편육, 과일 절임이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가벼운 전채 요리라서 그런지 하나 하나 특별히 인상적인 맛은 아니었습니다.

탕평채

섞기 전(좌) 모습을 보여주시고, 다시 골고루 섞어서 서빙해 주십니다.

평소 식습관이 한식을 깊이있게 즐기지 않는 터라 탕평채는 역사책에서만 접해왔던 음식이었습니다.
이 날 처음 먹어봤는데요, 잡채 같은 느낌으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재료로 다양한 나물과 게살, 소고기, 청포묵 등이 들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식재료마다 각각 잘 어울리는 방법으로 조리하고, 한 번에 섞어 먹는데 전체 간이 정말 잘 맞아 요리에 얼마나 수고를 들이는지를 느낄수 있었던 음식이었습니다.

복어회

복어회와 쭈꾸미, 청도 미나리, 복어 껍질 볶음이 함께 나왔습니다.
평소 해산물을 거의 먹지 않아 맛만 보았는데요, 복어 껍질 무침이 생각보다 맛있었습니다.
복어 회는 꽤 고급 요리이자 별미로 알고 있는데 해산물을 즐기지 않는 제 입맛에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른 흰살 생선 회와 다르게 살이 굉장히 쫄깃했던 기억이 납니다.

생선전, 호박전이 명이나물과 함께 나왔습니다.
생선은 어떤 생선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나네요.. 담백한 맛이었습니다.
호박전은 새우살로 속을 채워 새우 완자 맛이었습니다.
특별함이 느껴지는 맛은 아니었습니다.

안동파산적

고기를 좋아해서 특별히 사진을 두 장 준비했습니다.

육고기 요리가 나왔습니다.
평소 먹는 산적과 다르게 고급 부위를 사용해 고기가 굉장히 부드럽고 기름져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같이 나오는 루꼴라 배 샐러드도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진주비빔밥

이 날 코스요리중 가장 맛있었던 요리입니다.
비빔밥은 평소에 자주 접하는 음식인 만큼 별 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그 동안 먹어봤던 비빔밥과 전혀 다른 맛이었습니다.
이 코스가 나오기 전 꽤 배가 부른 상태여서 맛만 보려고 한 숫갈을 떴는데, 그 맛에 반해서 한 그릇을 거의 비웠습니다.
탕평채를 먹을 때도 느꼈는데, 다양한 재료를 섞었음에도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딱 알맞은 간을 맞춘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맛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5가지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감칠맛' 이 진짜 다른 맛들과 마찬가지로 뚜렷한 개성을 가진 맛인가에 대해서 의문이 있었는데, 이 비빔밥을 먹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디저트

앵두편 티라미수, 딸기, 블루베리가 디저트로 나왔습니다.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먹어본 과일 티라미수 중 최고로 맛있었습니다.
딸기의 경우 신맛을 제거하기 위해 껍질과 씨를 제거했다고 하는데요, 딸기 씨 하나 하나 제거하다니 정말 변태스러운 고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특별한 음식이 아닐지라도 음식 하나하나에 들이는 수고가 크기 때문에 파인 다이닝이 크게 마진이 남는 장사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 하얀 딸기를 보며 공감을 했습니다.

차와 다과

한과와 곶감입니다. 
곶감 안에는 밤과 버터를 채웠습니다.
개인적으로 버터는 빼거나 양을 조금 줄여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총평을 하자면,
방문했던 한식 파인다이닝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곳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서빙이나 분위기, 음식의 맛 어느 하나 부족한 곳이 없었고, 평소 한식을 즐기지 않음에도 정말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쳤습니다. 

추후에 부모님을 모시고 꼭 방문하고 싶은 곳 중 한곳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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