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원래 마리언니가 2년인가 3년 전부터 스푼 방송한다했을때부터 좀씩 쓰긴했는데
연령층이 10대 중후반-20대 초반으로 어린 느낌이 굉장히 강해서 쓸때마다 좀 오글거리더라 ;;
그래서 김마리의 잔잔한 음악방송만 간간히 듣다가
하쿠나 최근에 스푼이랑 비슷하다 어쩐다 논란일어서 요새 2개 앱을 한번씩 켜서 써보는 중.
좌-스푼 / 우-하쿠나 라이브
1. 기본적으로 하쿠나랑 스푼은 보이스 기반 라이브 방송이 주요기능이고 DJ들에게 현금 후원하는 게 수익모델. 다른 점이 있다면 하쿠나의 경우 비디오/오디오 동시 기능 송출이 지원되고 방송중에도 오디오/비디오 전환이 된다. 그리고 게스트 초대해서 다같이 방송할 수도 있는데 하쿠나 쓸때 다같이 방송하는건 생각보다 많이 못 봄.
확실히 하쿠나 앱 켰을때 나오는 캐릭터가 귀엽고 인터페이스도 깨끗하다.
Seamless하게 UX가 이어지는 건 역시 사용자 경험에 큰 영향을 끼치는 듯.
(개인적으로 스푼의 CEO 인터뷰 영상 보고 크러시도 오고 마이쿤이라는 회사를 좋아하긴 하는데
스푼의 UI는 좀.. 많이 난해하다. 원하는 기능을 찾는 것도 오래걸리고 가끔가다 갑자기 앱이 뚝 끊어지기도 함. 방송을 켰을때 VJ들이 갑자기 튕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c.f. 스푼라디오 최혁재 대표 ㅌㅇ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w2UrmIbd5Ow
제일 힘들었던 건 사람들의 손가락질이었어요. "거봐 안될줄 알았어" 라는 말들.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밥못먹고 잠 못자면서. 밤낮으로 뛰어가면서 고생을 했는데 사업이 잘 안되니까
술에 취해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던 시절 이런 속도 모르고 밖에서는 거봐 안될 줄 알았어 라고 하는 거죠.
실패를 인정하거나 용인하지 않는 한국 문화에서 아픔을 많이 받았어요.
실패했으면 어때 다시 일어나면 되지.
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 실패했으니까 다시 일어날거다.
2. 그리고 나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하쿠나와 스푼이 거의 비슷한 서비스다 보니까 내가 듣는 콘텐츠가 있는 플랫폼에 가게 된다. 앱이 스무스한건 확실히 하쿠나라고 느끼지만 사용성 편해봤자 내가 좋아하는 방송/캐스트가 없거나 DJ하고 소통할수 없으면 안간다.
유튜브가 그렇듯이 레거시 미디어에 비해 쌍방향성이 극대화됬다. 노래를 부르다가 내가 입장하면 어서오라고 말해주기도 하고,
방송을 함께 이끌어가는 크루(매니저)들이 텍스트로 하트(좋아요와 유사)를 유도하거나 인사해주면서 "함께하는 방송"이라는 느낌이 더 강함.
그리고 김마리의 잔잔한 음악방송은 우리 라이브 자주 듣는 사람들끼리 오픈 단톡방도 있고
게임 크루들끼리 오프라인 만남 하는 것처럼 한번씩 오프라인으로도 만나는 자리가 있는데
여기서 방송을 돕는 매니저, 주요 크루들 뿐만아니라 애청자들도 서로 친해진다.
2-1. 글구 스푼 쓰면서 아쉬운 점이 있는데 좋아하는 VJ 프로필 링크나 콘텐츠 링크를 외부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음.
스포티파이 같은 경우는 좋은 노래가 나와서 화면을 캡처하면 인스타 스토리로도 올릴 수 있고 여러 SNS에 다양한 옵션으로 공유할 수도 있다.
최고의 제품/최고의 콘텐츠가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듯이 순간 라이브 방송듣거나 캐스트 듣다가 와 이거 쩐다 하면서 바로 다른 친구한테 공유할 수 있는 옵션이 생기면 자동으로 바이럴 될 듯.
3. 처음에 스푼라디오 서비스가 나왔을때 소름돋았던 건 아 10대들이 자신만의 라디오를 만들었구나, 라는 것이었음. 자세히 보면 스푼의 라이브 방송은 라디오와 굉장히 닮아 있다. 다만 좀더 소통이 쌍방향적/빠른 호흡으로 발달한 형태.
예를 들어서 라디오의 주로 레퍼토리 중 하나가 사연 받아서 라디오 DJ가 이런저런 이야기 해주는 건데
스푼도 연애상담 주로 하는 DJ는 인스타 DM 또는 실시간 챗으로 이야기하면서 그들의 감성으로 대답해 준다.
3-1. 스푼라디오에서 인기 DJ인 김수민작가는 인스타 김지훈작가와 굉장히 그 감성의 결이 같다. 둘다 여성적인 문체로 따듯하고 스윗한 연애/사랑 관련 콘텐츠에 집중한다. 또는 자존감/위안 관련 콘텐츠.
인스타/스푼에서 팬덤 또는 잠재독자들과 소통하고 계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그 인기를 출판에서 수익화시키는 구조도 비슷함. 다만 메시지를 전달하는 톤앤매너가 1020인지, 2030인지가 다르다.
김수민 작가, <너에게 하고싶은 말>
http://www.yes24.com/Product/Goods/23337651
김지훈 작가, <당신의 마음을 안아줄게요>,
<그래서 오늘 하루는 뭐하면서 예뻤어?> 등
http://www.yes24.com/Product/Goods/69751818
4. 결국 뉴미디어라 해도 아예 전에 없던 미디어가 생기는게 아니고 원초적인 인간의 니즈를 시대상을 반영해서 풀어내는 것.
또는 레거시 미디어가 세상의 흐름을 놓쳐서 보완해주지 못하는 부분을 새로운 목소리로 새롭게 긁어주거나.
자식들이 모두 나가고 텅 빈 주말 오후, TV 를 그냥 틀어두던 큰 이모와 엄마는
퇴근 후 멍하니 넷플릭스를 그저 틀어놓는 지금의 젊은 세대와 같은 이유로 각자의 미디어가 필요했다.
생각이 없어지도록, 헛헛한 마음을 외면하기 위해 소리와 영상이라도 필요한 마음이 닮았다.
4-1. 요새 인공지능 스피커 보이스 콘텐츠로 애기들 코딩가르친다 뭐한다 별짓 다하는데 사실 원초적인 니즈에 집중하면 오히려 쉽게 풀릴 수도 있을 듯. 아이들은 발언량도 많고 반복언급도 많으니까 외국어 및 언어발달을 스피커와 이야기하면서 배운다거나?
5. 팟캐스트가 주류 미디어 물망에 오른 지는 오래됬다. 오디오 뉴미디어는 제작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았기에 그만의 니치마켓을 형성하며 비디오 레볼루션과 함께 성장했다.
오디오 콘텐츠가 주목을 확 받았다가 다시 떡락했다가 요새 다시 관심을 받기 시작하는데 아마도
1) 오디오 콘텐츠 소비에 대해 잠재 소비자들이 익숙해졌음
2) 블루투스 이어폰이 대중화되면서 오디오 콘텐츠의 효용성이 증가함 그리고 수요도 증가함
3) 인공지능 스피커라는 제품군이 형성되면서 보이스 콘텐츠의 물리적 채널이 늘어남
때문인 것 같다.
중요한 건 오디오가 뜬다고 해서 그냥 생각없이 오디오 만들면 실패한다는 거다. 사실 시행착오는 있을 수밖에 없어서 다양하게 도전하고 실패에서 인사이트 얻는 건 중요하지만 억지로 없는 문제를 끄집어내는 문제 정의는 어디서든 최악이다. 왜 이 콘텐츠 군이 떠오르고 있고, 기존의 레거시 미디어가 담지 못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정말 보이스로 할 수 있는게 뭔지 집중해야 한다.
*이 글을 3D영화와 AR VR의 예시로 저에게 더 넓게 미디어를 바라보는 법을 알려주신 김욱영 교수님께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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