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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Note/IT Basics

트렌드 겉핥기에 지친 자를 위한 100년 IT 과거와 현재 -1. 컴퓨팅

그 어떤 시대보다 기술 업계가 주목을 받는 시기입니다. 각종 대기업은 자사 SI를 만들고, 1분만에 알아보는 트렌드 카드뉴스와 짤이 넘치고, 왠만한 국비지원은 "IT 인재 육성" :"4차산업혁명"등등의 단어가 꼭 들어갑니다.그리고 저도 블로그 뉴스레터도 보고, MIT 뉴스레터도 읽는 척 해보고, 얉은 선에서는 많이 본다고 보는데 어느새 그렇게 5년이 지났습니다.

남는게 생각보다 별로 없습니다. 물론 눈치와 어디서 주워들은건 많죠. 하지만 이렇게 계속 간다고 해서 과연 저의 경쟁력이 늘까요? 아닌 것 같습니다. 트렌드 겉핥기는 IT뿐만 아니라 방대하고 깊은 심연의 지식이 쌓인 분야,  갈래갈래로 찢어지는 분야에서 트래픽 이외의 힘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반대로, 긴 맥에서 차근차근 짚어보면, 왜 Monolitic 보다 애자일이 요새 각광받는지, 어떤 의미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왜 항상 애자일이 정답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저는 디지털 광고회사, Tech Startup과 100년 역사의 IT 대기업을 거쳐서 창업 30년 이내의 고속성장하는 IT 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전통강호였던 회사와 호랑이 새끼 회사를 모두 다니다 보니 느껴지는 격세지감과 과거와 현재의 지식이 만나 아 이건 이래서 이랬구나, 하는 것들이 이 업계에서 더욱 강하고 깊게 일할 수 있는 큰 힘이 되더라고요. 오늘 이시간에는 IT라는 방대한 분야를 트렌드 잽펀치로 공격하가 체력이 떨어진 모든 분들을 위한 100년 통달 IT 역사를 통시적으로 설명합니다.  분량조절에 실패해서 오늘은 1탄(컴퓨팅)만 하겠습니다.

 

What is Tech-driven?

우선 제가 광고회사 다니던 시절 IT회사, 모바일 회사, 유통, 금융 등등 모두를 클라이언트로 만나면서 체감하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Tech-driven 회사는 뭔가 다릅니다. 유통, 제조, 서비스업 등이 모두 다르겠죠. 하지만 다른 업계와 기술 중심회사를 갈라주는 가장 큰 획은 이것입니다.

구체적이고 증명된 수요가 있어서 새로운 서비스나 재화가 발전되는 것이 아닌, 기술적 능력이 향상되어 새로운 서비스와 재화가 발전됨. 열쇠를 먼저 만들고, 열고자 하는 자물쇠를 나중에 찾는다.

https://www.sciencedirect.com/topics/computer-science/technology-driven

 

Technology Driven - an overview | ScienceDirect Topics

Today’s farming has been changed by IoT technology, becoming more industrialized and technology-driven [15]. Because of farm automation, farmers can easily control and manage growing crops and raising livestock in a very efficient manner. The benefits of

www.sciencedirect.com

Many innovative products are “technology driven.” The term “technology driven” can be defined as “Management philosophy that pushes for development of new goods or services based on firm’s technical abilities instead of proven demand: to make keys first and then look for locks to open.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잡스가 "소비자는 본인이 원하는 것이 모른다" 라는 유명한 언급을 했죠. 그 언급이 기술업계에서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기술시장은 수요가 있어서 재화가 발전하는 것이 아닌, 우선 기술이 발전하고 그 이후에 적용하고자 하는 과제를 찾는 접근입니다. 

항상 모든 기술회사는 개발자가 일단 만들고, 기획자 내지는 영업자가 고객 사용성 테스트를 하면 잘 안먹히는 난제가 생기고, 전통 기업의 신사업 TF 팀은 일단 이런 기술이 있으니 뭐라도 하라는 식으로 내쳐지는 이유는 이러한 기술 중심 성장의 결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100여년 IT 시장의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의 수요보다는 IT 대표 기업들의 대표 제품을 알아야 합니다.

 

IBM 메인프레임, 컴퓨터 역사의 시작

서버, 스토리지 기반의 컴퓨터 내지는 IT 기업의 역사 를 조금만 서치해보면 빠지지 않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IBM입니다. IBM이 1952년 최초로 메인프레임이라는 컴퓨터를 출시합니다. 메인프레임이 최초의 컴퓨터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트랜지스터 이전 진공관 시절에, 진공관을 이용해 계산 중심의 프로세싱을 할 수 있는 ABC, 애니악 같은 컴퓨터가 있었죠. 이것까지 하면 정말 아티클이 길어지기 때문에 산업용으로 의미가 있고 컴퓨터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는 IBM 메인프레임부터 하겠습니다.

IBM 1401 메인프레임

(국내에서도 메인프레임 도입 이후 컴퓨터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받고 있음. 출처 - http://www.consumerpo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4134)

1960년대 중후반~말부터 기업 업무에 활용되기 시작했고, 한국에서는 조사통계국의 인구 센서스 업무를 위해 1967년에 최초로 메인프레임이 들어오게 됩니다. 당시 경제 각료들이 미국 Times 지의 메인프레임 광고를 보고 주문했다고 하네요.

(출처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C%9D%B4%EB%A7%8C%EC%98%81-%EA%B5%90%EC%88%98%EC%99%80-%ED%95%9C%EA%B5%AD-%EC%B5%9C%EC%B4%88-%EC%BB%B4%ED%93%A8%ED%84%B0/)

 

본격적으로 DB, 네트워크, OS, 터미널을 통한 데이터 입력 및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컴퓨터 초기의 기능구조들이 IBM 메인프레임과 함께 정착이 됩니다. 당시 IBM을 조기 도입했던 일본의 히타치와 후지츠는 IBM을 재조립하고 분석해서 IBM 하드웨어에서 구동되는 자체 OS, 네트워크, DB, 터미널도 만듭니다.

(물론 눈치채셨겠지만 아직까지 메인프레임이 컴퓨터 시장을 절대강자로 리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2017년에 IBM 하드웨어의 대표 소프트웨어 공급자였던 히타치는 2017년 메인프레임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IBM 하드웨어인 System Z로 타겟을 변경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

https://www.theregister.com/2017/05/24/hitachi_exits_mainframe_hardware/

 

Hitachi exits mainframe hardware but will collab with IBM on z Systems

Big Blue's big iron to be loaded with Hitachi's OS software

www.theregister.com

 

그림 출처 : https://beginnerscsharp.wordpress.com/introduction-to-net/

다만 IBM 메인프레임은 장비가 아주 크고, 비쌌고, 유지보수 비용도 높았습니다. 당시 메인프레임을 비즈니스에 제일 먼저 도입한 업계는 한국의 경우 조사통계국, 그리고 금융(은행) 이었는데요, 컴퓨터의 시초가 계산기이기도 하고, 금융의 경우 돈과 관련된 데이터를 다루다 보니 컴퓨터 및 시스템을 도입해서 수신 및 여신 상품, 은행의 실적을 관리할 필요도가 높았던 거죠. 교실 하나~ 방 하나의 크기 메인프레임으로 구성된 전산실이 데이터를 중앙화해서 관리하고, 낮은 가격의 Dummy terminal 로 은행 행원들이 데이터를 조회하고 입력했습니다. Dummy Terminal 은 지금의 Mac Terminal 처럼 자체 OS에 탑재된 터미널 이뮬레이터로 로컬 컴뮤터에서 명령 프롬프트를 실행하는 터미널과 달리, 단순히 네트워크로 연결된 메인프레임에서 정보를 조회해서 출력하고, 로컬 디바이스에서 입력하는 정도의 작업만 수행했습니다. 로컬 디바이스에서 작업하는 양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네트워크와, 홀로 작업을 수행하는 메인프레임에 부하가 걸리게 되는 구조입니다.

 

A dumb terminal is a terminal that does not performing local processing of entered information, but serves only as an input/output device for an attached or network-linked processor, Gartner Glossary

(https://www.gartner.com/en/information-technology/glossary/dumb-terminal)

IBM 메인프레임 모델은 높은 안정성과 가용성을 자랑했지만 가격 문제와 높은 진입장벽으로 업계에 많이 퍼지지는 못했습니다. 이후 전산화의 꽃을 피우는 시기는, UNIX 라는 새로운 OS, 그리고 퍼스널 컴퓨터가 그 문을 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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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개인 컴퓨터, 그리고 클라이언트-서버 시대의 시작

 

그림 출처: https://beginnerscsharp.wordpress.com/introduction-to-net/

 

새로운 역사는 UNIX라는 OS와 퍼스널 컴퓨터로 씌여집니다. 기존 메인프레임은 하드웨어 벤터였던 IBM이 발명한 서버 컴퓨터였기 때문에 그 운영체제였던 OS도 IBM 하드웨어에 종속적이었습니다. IBM 하드웨어에 IBM OS(OS/360, OS/390)를 꼭 사용하지 않고 히타치의 OS를 사용해도 되지만, 미묘하게 무언가가 안되서 거슬린다던지 하는 경우가 생기는 거죠.

UNIX 라는 하드웨어에 종속적이지 않은 OS가 생기자, 당연히 메인프레임보다 저렴한 서버 컴퓨터가 시장에 나오기 시작합니다. IBM 메인프레임과 IBM OS, IBM 네트워크, IBM 데이터베이스시스템이라는 철옹성, 벽을 넘어, 더욱 보급가능한 버전의 OS와 서버 컴퓨터(IBM Unix,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실리콘밸리 그래픽스, HP 등)가 나온 것입니다. 이어서 퍼스널 컴퓨터 하드웨어와 우리가 흔히 잘 알고 있는 Microsoft Window, MacOS, IBM BASIC / PC DOS 같은 퍼스널 컴퓨터용 OS가 도입됩니다. 개인 PC에도 OS, 메모리, CPU가 탑재되면서 클라이언트(개인 사용자) 단에서 처리할 수 있는 작업이 늘어납니다. 가격이 저렴해지고 진입장벽이 낮아지다 보니, 어플리케이션의 개발과 기능 추가가 훨씬 자유로워집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다소 보급형(?)인 UNIX OS와 UNIX로 구동되는 저렴이(?) 서버는 성능이 약했는데요. 어느정도의 작업을 개인PC단계에서 수행할수 있게 되면서, IBM 메인프레임 중앙집중식 모델에서, 클라이언트(개인PC)-서버(서버 컴퓨터) 시대로의 이행이 가능해집니다.

 

출처: https://www.microfocus.com/documentation/extend-acucobol/925/SRGLOS001S001.html

 

서로다른 OS, 서로다른 클라이언트(개인 컴퓨터), 서로 다른 서버 컴퓨터가 서로 통신하려다 보니 균일한 네트워크 조약, 네트워크 프로토콜이 필요했졌습니다. 이 시기에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표준 네트워크 프로토콜인 TCP/IP 도 개발 및 도입됩니다. 각 개인 PC는 각 서버의 네트워크 주소(IP주소)를 찾아 통신합니다.

클라이언트-서버 시대가 열리고 네트워크, DB 등 다양한 분야가 발전하게 되면서 전산 시장의 꽃을 피우게 됩니다. 편리한 범용 소프트웨어 MSoffice 도 1989년에 첫 릴리즈부터 대박을 치게 되고, 네트워크 보안 및 바이러스 백신, BI, CRM, ERP 등 기업용 소프트웨어도 이어서 발매가 됩니다.

 

MS top 10 moments - 출처 http://content.time.com/time/specials/packages/article/0,28804,1857340_1857341_1857347,00.html

 

IBM에 첫 메인프레임을 발명한 1952년부터 1989년 MS office 의 런칭까지, 37년동안 인류는 일전 몇백년  간의 발전 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어쩌면 점점 빨라지는 속도로 변화를 이룩해 냈으며 Distributed Computing, WWW (월드 와이드 웹) , 오늘날 Cloud Computing, AI/ML의 기술 까지 이어져 수백만명의 채용을 이끌어내고 IT를 뛰어넘어 제조, 미디어, 유통 등 전 업계 변화를 이룩해 왔습니다.

다음 아티클에서는 1990~2000 년대 월드와이드 웹의 등장과 2010~2020년대 클라우드 컴퓨팅의 시작까지 를 다룹니다. 초기 30 년 간의 컴퓨팅의 역사가 어떻게 오늘날까지 이어져왔는지, 다음 아티클을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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