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엔지니어, 필리핀 마닐라 출장기 (필리핀 외노자, 네트워크 엔지니어)
전기톱맨입니다. 마닐라에 다녀왔습니다.
대학생때는 막연하게 출장이란 것에 환상이 있었습니다.
회사 돈을 이용해서 여행을 갔다온다.. 뭐 이런 철없는 생각이었습니다.
취직하고 해외출장을 처음 가봤습니다.
대한항공 사무실 네트워크 장비를 새 랙(rack)으로 이전하는 그런 .. 작업이었습니다.
회사가 좋은 호텔을 잡아주었습니다.
그렇게 일을 하러 갔습니다.
출장을 가면 어떤 일을 할까는 항상 궁금했던 질문입니다.
뭔가 높은 사람들과의 미팅?
커피한잔 홀짝이면서 노트북하면서 영어로 비즈니스하기?
아니고 노가다 하다왔습니다. (진짜 노가다)
과장이 아니라 진짜 노가다를 하였습니다.
랙 조립을 A-Z까지 우당탕탕해주고 네트워크 케이블도 네탕탕탕 연결해줍니다.
뒤에 2선에선 아마 Meraki나 brocade 솔루션 콘솔들로 네트워크 모니터링 및 망을 다시 잡아주었을 겁니다.
작업을 아침 10시에 출발을 했는데 마닐라 대한항공 지점을 나올때의 시간을 보니 새벽 2시 30분이더군요...
택시를 타고와 바로 잠을 청했습니다.
총 작업시간은 훨씬 적게 걸렸지만 승무원분들의 비행, 2선지원 및 전산운영팀과의 의사소통, 작업을 마친 뒤의 체크를 하다보니 시간이 지연, 지연, 지연되었습니다.
네트워크 엔지니어는 아니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작업 외 기억나는 것은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는 중 한국으로 치면 테헤란로 같은 넓은 도로에 정차했는데 거지 아이들이 다가와 갑자기 세정제를 택시창문에 뿌려대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창문을 닦아줄테니 돈을 달라라는 신호였겠지만 택시기사는 화를 살짝 섞으며 창문을 열지도 않았습니다.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구나... 라는 걸 느낌과 동시에 한국이 필리핀보다 못살았던 시절이 있었단 걸 생각하게 했습니다...
"그래 나도 외노자로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왔어"
이상 노가다 전기톱맨의 필리핀 출장기였습니다.
샤워하고 뻗고 다음 날은 바로 대한항공타고 집에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