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피치 학원 연대기
최근 조직 개편으로 Customer Success 직무를 맡게 되면서, 중요한 고객사 앞에서 발표하는 기회가 생겼다.
나는 PPT파 경영학도였기 때문에.. 발표를 자신있어 하는 편은 아니었고, 이 상황이 너무나 부담스러웠다.
그동안은 이따금씩 중요한 발표가 있을 때마다, 어떻게든 일회용 몸빵을 하며 버텨왔는데.. 아예 직무에서 발표가 메인이 되어버렸으니 더 이상 피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
발표와의 정면 승부를 위해!! 몇 달전, 스피치 학원을 flex했다. (회사 복지포인트 감사합니다..) 역시 회사원의 맛은 바로 자본주의의 맛인가보다..
오늘은 8주간의 스피치 수업을 마치고 난 후기를 공유해보려 한다.
#학원 선택/비용
여기 저기 검색한 끝에, 홈페이지에서 체계적인 커리큘럼도 확인할 수 있고, 집도 가까운(가까웠던.. 중간에 내가 다니던 시청점이 통폐합됨ㅠ) W스피치학원을 선택했다. 아쉽게도 광고는 아니고.. 순수히 내돈내산이다.
나는 목소리도 문제고 발표 불안도 문제라 생각해서, 1) 보이스트레이닝 + 2) 스피치 트레이닝 + 3) 심화수업 하나 더! 로 구성된 패키지를 끊었다.
가격은 총 170만원이고 교재를 무료 증정한다. (현금 할인 그런 것 없는 듯?)
각 강좌당 주 1회 2시간씩 총 8회 진행하며, 나는 모두 평일 저녁 7:30~9:30 수업으로 선택했다.
한 강좌 당 학생은 5-7명 정도 들어오는 것 같다. 매 회 배운 것을 실습하며 영상 촬영을 하고, 수업이 끝나면 강사님께서 개인 메일로 녹화본과 피드백, 그 날의 숙제에 대해 발송해주신다.
#수업 전 나의 상태
- 대학생 때 중요한 기업체 대상 발표를 말아먹은 적이 있어서 발표 불안이 있었다.
- 긴장하면 염소소리 >> 알고보니, 이것도 호흡을 깊게 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해결 가능한 문제였다!
- 발표할 때마다 말 빨라짐 >> 이건 의식적으로 연습해야하는 문제ㅠㅠ
- 완전한 흉식 호흡러.. 얕고 탁한 목소리의 소유자 ㅠ >> 복식호흡 발성으로 바꾸고 최적의 톤을 찾아야 했다!
#어떤 걸 배우는 지?
1. 보이스 트레이닝: 목소리의 3요소인 호흡/발성/발음 연습으로 듣기 좋은 목소리 만들기
1) 발성법
ㄴ 복식 호흡: 단전에 힘을 줘 호흡을 아랫입술로 스~~하고 내뱉어 보는 연습 -> 목소리의 성량 up!
ㄴ 아치 개방: 토하듯 연구개를 개방한 상태로 호흡과 소리가 성대를 지나 입 천장, 윗 니를 통해 포물선으로 소리가 떨어지듯 하~아~~~하고 소리를 내는 하품 발성
ㄴ 마스크 공명 발성: 연구개는 개방한 상태로 입술은 가볍게 닫고 손가락을 인중에 대서 음~~마~~~~하는 소리를 내면 두개골과 연조직을 충분히 울릴 수 있는 공명발성 탄생!
2) 발음/억양/속도 트레이닝 > 스피치 전달력 UP
ㄴ 정확한 발음: 모음은 입모양, 자음은 혀의 위치 ➡️ 혀, 입술, 턱, 얼굴근육 등 조음기관 최대한 활용하며 정확하게 발음하기
ㄴ 둥근 억양: 의미 단위로 끊어 읽으며, 한 단위는 한 호흡 & 둥근 억양으로 말하기
ㄴ 속도 조절: 복식호흡 + 끊어 읽기 표시(+포즈 활용) + 소수의 사람과 대화하듯 말하기
3) 강조법 트레이닝 > 리드미컬한 스피치
ㄴ강약 강조: 강하게 강조 (긍정적 단어는 호흡 강하게&목소리 톤 높게) / 약하게 강조 (부정적 단어는 호흡 가라 앉혀 톤 낮게)
ㄴ 속도&길이로 강조: 천천히 강조(중요한 단어 1.5배 천천히) / 늘여서 강조 (ex. "너~~무", "소중한")
ㄴ포즈(멈춤) 강조: 짧은 포즈 (짧은 단어 앞 잠시 멈춤) / 긴 포즈 (핵심 메시지 전후, 질문 후, 명언/격언 이용 전후, 단락 전환, 마무리 전)
2. 스피치 트레이닝: 발표불안 관리법, 스피치 구조, 목적에 따른 스피치 스킬 등
1) 발표 불안 관리법: 내용 & 정신 & 신체
ㄴ 내용: 철저한 사전 준비, 대본, 스피치 녹음, 반복 리허설
ㄴ 정신: 긍정적 생각/언어, 나만의 루틴
ㄴ 신체: 복식 호흡, 미소 연습, 파워 포즈
2) 스피치 구조
1) 공감 스피치 구조 (짧은 버전) - OSC: Opening > Storytelling > Closing
2) 공감 스피치 구조 (긴 버전) - OPREMP: Opening > Point > Reason > Example > Move & Point
3) 논리적 스피치 구조 (회사 보고, 토론 등) - PREP: Point > Reason(왜냐하면) > Example(예를 들어) > Point (결론적으로)
3) 수사법, 설득 스피치, 공감 스피치 기법 등..
#8주 수강 결과
1. 보이스 트레이닝: 일단 발성 관련해서 이론적인 것은 다 알았지만.. 역시 목소리는 매일 연습해야만 바뀌는 것 같다. 수업을 마친 날에는 확실히 목소리가 더 트였지만, 그 밖의 날에는 연습을 충분히 안하다보니, 평소 목소리로 다시 돌아왔다. 그래도 중요한 발표 전에, 어떤 걸 연습하고 가야하는 지는 알게 되었으니 만족.
2. 스피치 트레이닝: 스피치의 구조를 어떻게 짤 지, 중간 중간 어떤 스킬로 고객들을 사로잡을 지 등등을 배우고, 설득/공감 등 특수 목적을 위한 말하기 방법도 배웠다. 정말 스피치 관련 모든 이론을 총망라했기 때문에, 교양으로라도 듣기 좋은 수업이었다. 스피치 주제에 대해 매회 고민해보며 인문학적 소양도 느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물론 스피치 또한 실전에서 활용해보는 것은 오롯이 내 몫!
그래도 이 두 수업에서 배운 것을 빠르게 활용해서 3월초에 있던 중요한 고객사 발표는 무사히 마쳤다! :)
수업으로 엄청난 스킬 향상을 기대하기 보다는, 적어도 내가 준비된 상태라는 안도감 & 발표 자신감을 갖추는 데 의의가 있는 것 같다. 발표 불안은 특히 이런 심리적인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발표 불안이 심한 분들은 들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발표 불안러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