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속 미디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은 질본이, 미국은 뉴욕타임즈가 승리했다
1. 디지털 구독 미디어가 되면서 NYT는 항상 성공한 빌런이었음. 원래 뉴욕타임즈는 미국의 미디어 모노폴리를 구축할 정도로 기존 의존도도 높았고 디지털 시대 저널리즘의 모범을 보였다 + 미국 특유 트럼프 정부에 대한 불신과 대비되는 코로나 시대 신뢰성 높은 보도로 더욱 승승장구 중
심지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멋지게 성공한 뉴욕타임즈는 얼마전 애플뉴스 앱에서 빠지겠다고 자체선언. 디지털 시대 레거시 미디어의 마지막 구원투수라 여겨지는 애플뉴스/구글뉴스 류의 뉴스 구독 서비스 플랫폼 입점도 과감히 거부한 이유는 자체 플랫폼에서 뉴스 수요를 계속 끌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보여지는데 사실 이건 뉴욕타임즈 정도 되는 플랫폼 파워를 가진 브랜드 미디어니까 가능.
뉴욕타임즈의 유료 구독자는 벌써 600만이 넘었고 이건 Web 2.0시대 최악의 미디어에 질릴대로 질린 사람들이 어느정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마친 양질의 레거시 미디어 NYT로 돌아갔기 때문에 가능. (그야말로 구독미디어의 승리와 광고 중심 미디어의 몰락. 대비되는 게 광고 중심의 버즈피드는 가라앉았다)
심지어 퓨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가장 의존했던 것은 뉴스 자체 웹사이트/앱. 정부 공개보다 많은 의존도(사람들은 뉴스 채널(60%), 뉴스 웹사이트(55%)를 통해 코로나19 정보를 확인. 정부 업데이트(50%) 소셜미디어(47%) 의 비중 기록)를 보였으며 그중 70%가 코로나 바이러스 종식 이후에도 이와 같은 미디어 소비를 계속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실제로 NYT 말고도 WSJ 등 미국의 뉴스미디어는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에 디지털 구독 프로모션을 발빠르게 때리면서 뉴스미디어의 소비는 전반적으로 증가함. 즉각 코로나19와 관련된 뉴스는 무료로풀기도하고, 실제 미국인들은 기존 뉴스 매체의 코로나19 대응에 긍정적으로 평가.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거치면서 소셜 미디어를 통한 뉴스 소비에서 브랜드 뉴스미디어 소비로 다시 전환이 가속 됨.
2. 한국은 질본이 워낙 클린하게 정보공개를 했고 (발빠른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확진의심자 신상털렸다고 일부 비난받을 만큼 다소 투명하다 싶을 정도로 공개) 언론은 거의 클릭과 조회수 폭증에 따른 광고수익 증가로 숨은 수혜자였다. 코로나 관련 이슈는 강력하게 정부 차원에서 가짜뉴스 막는다고 먼저부터 강짜를 두기도 했고 결국 정부기관이 코로나 관련 공식 입장 표명의 주체가 됨.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급박한 상황 파악 요구가 등장하면서 한국 역시 미국처럼 뉴스 소비는 늘어났으나 딱히 언론의 신뢰성 증가가 피부로 느껴지지 않음. 아마 이건 대부분의 한국 뉴스 소비자들이 비슷하게 느낄 것 같은데 이 이유는 정부기관이 입장표명의 주체이고 말고를 떠나서 코로나 발발 이후 근 6개월동안 한국 언론들은 전염병의 상황이나 이슈들을 차분하게 파악해서 알고싶어하는 불투명한 정보를 명징하게 전달했다라기 보다는 속도전으로 급보 터트려서 광고수익 먹거나 중국 봉쇄나 외국인 소수자들의 예민한 이슈를 가지고 정파적인 공격을 우선해왔다라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 독자는 바보가 아니다.
3. 이와같은 차이는 기본적으로 미디어에 대한 신뢰의 문제. 미국도 오보 있고 가짜뉴스 이슈 있다. 다만 기본적으로 언론이 진실을 추구하고자 하는 자세/분위기를 가지고 있느냐 가지고 있지 않느냐의 문제. 뉴욕타임즈가 지금도 신뢰성 있는 브린드일 수 있는 이유는 잘못했던 부분에 있어서 반성하고 신뢰를 지켜나가려 했던 역사 때문이다. 너무 급한 속보를 내야 해서 어느정도 어쩔수 없이 신뢰성을 희생하는거랑 기자가 너무당연하게 먼저 신뢰성을 타협해버리는 거랑은 전혀 다른 이야기.
미디어는 일반 비즈니스와 다르게 그 안의 구성원들이 정신차리면 그래도 개선되는 분야다. 미디어라는 업의 본질이 원래 정신 차리고 해야되는 분야라서 그렇다. 폭스뉴스로 인한 빌게이츠 음모론 선동문제도 있고 가짜뉴스는 어디든 있다. 다만 클릭수 기반 수익모델과 같은 물살에 타서 미디어 본연의 신뢰성, 책임감을 버리고 비즈니스 적으로 갈거냐 진실을 이야기할거냐에 대해서 신뢰감있는 브랜드 중심의 미디어가 다시 주목받는 지금 확실히 한국 미디어는 한번 생각을 해봐야 된다.
참고
- 2020 해외미디어동향 집단회(한국언론진흥재단)
원문보기
brunch.co.kr/@jessiejisulee/333